지난주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160원선을 넘어서는 가파른 상승세(원화가치 하락)를 나타내며 외환시장발 증시 충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017년 1월 말 이후 2년 3개월여만에 1,160원을 넘어섰다. 국내 내부요인으로는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로 당초 시장 컨센서스였던 전기 대비 0.2~0.3% 증가와 큰 폭의 차이를 나타낸 점이 쇼크를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성장률 쇼크가 환율 급등(원화가치 급락)으로 이어져 국내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 상황이다. 반면, 외국인들은 지난주 거래소 시장에서 약 6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해 다행히 시장에서 우려됐던 외국인 자금의 이탈 조짐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4월 들어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고, 올해 들어서는 약 6조8000억원 규모의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달러화 강세의 대외적인 배경으로는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3.4%로 시장 예상치였던 2.5%를 크게 상회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원화만이 아닌 주요국 통화 전반에 대한 달러화 강세 요인이다.

미국 달러화 지수는 지난주에 98포인트선을 넘어서 2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는 과거 경험적으로 신흥국 증시와 원자재 등 달러화 반대편의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에서 경계요인이다.

향후 시장의 관심사는 이같은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기조적으로 지속될지 여부와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가져 올 증시 영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단기적으로는 5월 초에 가시화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해 매파적인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달러화의 추가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요인이다. 반면, 지난달의 FOMC 의사록 공개를 통해 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올해 금리 인상 필요성이 낮다고 밝힌바 있었던 만큼 이같은 기조가 금주 FOMC 회의를 통해 확인될 경우 달러화 강세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두 번째, 미국과 비 미국 지역의 1분기 GDP 성장률 격차가 확대되면서 미국의 경기 모멘텀이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지만, 주요국들의 4월 제조업 지수 등 경기지표 발표를 통해 이같은 분위기가 역전될지 여부도 확인이 요구된다.

세 번째,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원화가치 약세)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 여건에는 부담 요인이지만, 중기적으로는 원화가치 약세가 수출 여건 개선으로 이어져 수출 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면성을 갖고 있다. 즉, 원화 약세를 바라보는 시장의 해석도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네 번째, 올해 상반기 경기 부진 가능성은 지난해 하반기 지수 하락 과정에서 일정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의 1분기 GDP 쇼크에도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크지 않다는 점은 하반기 국내 경기의 점진적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유효함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한국의 1분기 대외 수출 실적은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감소한 바 있어 2분기 중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과 주요 선진국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환경이 전제될 경우 하반기 경기 개선 기대는 유효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리해 보면 올해 1분기 국내 경제 성장률 부진 폭이 시장 예상보다 컸던 점은 부정적인 부분이지만, 펀더멘탈 지표들이 상반기에 저점을 통과해 하반기에 개선 가능할지에 대한 시장의 신뢰 유지 여부가 여전히 위험자산 가격들의 방향을 좌우하는 주요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화증권 김승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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