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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의 유통通]'김범석의 쿠팡'이 쪼개진 까닭
  • 장우석 기자
  • 승인 2019.04.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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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 = 연합뉴스

쿠팡이 창립자인 김범석 단독 대표 체제에서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을 두고 의문의 목소리가 커졌다. 매년 막대한 손실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김 대표가 예고한대로다. 그런데도 대표 체계가 바뀌자 업계에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김 대표 단독 체제가 바뀐 것은 2010년 5월 쿠팡 설립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꾸준히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투자금 추가 유치가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김 대표의 권한이 축소된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또 기업 규모가 김 대표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고, 자본잠식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해 변화를 택했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모두가 동의해야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각자 대표 체제인 만큼 각자 대표는 다른 대표의 동의 없이 담당하는 분야에서 단독 결정권을 갖는다. 단순 계산으로만 보면 김 대표의 권한이 3분의 1로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측에서 김 대표 체제를 분할하라고 했다는 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쿠팡은 설립 이후 수익을 올리기보다 꾸준히 투자자금을 유치해왔다. 1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꾸준히 외형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계획된 적자라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에서 우위를 점한 이후 수익성을 고려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쿠팡은 곳곳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공격적으로 '러시'했다. 쿠팡이 지난해 인건비에 들인 돈은 9866억원으로 전년 6555억원보다 약 50.5% 증가했다. 광고선전비 역시 전년 538억원에서 1548억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쿠팡은 자사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로켓배송 등에 보다 주력했고, 그 결과 직매입에 따른 재고자산 역시 2조1665억원에서 3조 6726억원으로 증가했다. 위메프와 티몬 등이 매입부담을 줄이는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결국 수익성을 포기하고 덩치를 키우겠다는 목적은 달성했다. 쿠팡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4조422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초 기대했던 5조원에는 모자라지만 2017년과 비교하면 65%나 증가한 결과이자 국내 이커머스 사상 최대 규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전체 온라인 유통업체 성장률(16%)을 크게 웃돈다. 2016년 대비 2017년의 증가율이 40%였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수치임이 분명하다.

반면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조970억원. 매출액과 마찬가지로 업계 사상 최대치다. 전년 대비 71.7% 치솟은 만큼 매출 상승폭을 웃돈다. 이커머스 스타트업 경쟁사 티몬, 위메프의 지난해 영업손실 총합(1644억원)의 7배에 가깝다. 지난 3년간 누적 적자는 2조301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쿠팡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2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고 해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그럼에도 쿠팡은 앞으로도 계속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우리는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쿠팡의 기업규모가 커진 만큼 김 대표 단독체제만으로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투자자들이 영역별 전문성을 강화해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한 체계로 바꾸는 것을 권유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김 대표 말대로 쿠팡이 앞으로도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의견을 반영 안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미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쿠팡의 생존은 추가로 김 대표의 의도대로 추가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산업에 대해 "지속 가능한 투자를 받을 수 있느냐가 승자의 조건이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부분 업체들의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자금조달이 이루어져야만 한다"며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 아래서는 자체적으로 자본잠식 탈피가 가능한 업체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쿠팡은 형식 상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을 뿐, 추가 자금조달 없이는 올해 다시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할 것이란 사실은 명확해 보인다"며 "안정적인 투자재원 확보 여부를 전자상거래 산업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장우석 기자  usjang@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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