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인수전 참여 없다지만"…재계 "참여 가능성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형제의 난'을 겪으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멀어진 동생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등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인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지만, 핵심 계열사를 다른 그룹에 넘길 바에야 인수전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5일 채권단의 압박 끝에 결국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제2 민간항공사로, 부채는 많지만 매력적인 회사다. 인수 후보로는 SK와 한화, CJ, 신세계 등 주요 대기업들이 거론된다.

한때 같은 그룹식구면서, 박삼구 전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경영하는 금호석유화학도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11.98%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박찬구 회장은 보수적  경영 스타일로, 형인 박삼구 전 회장과 대비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무리수라며 반대했다.

결국 박삼구 전 회장과의 마찰이 커지면서, 2009년 '형제의 난'까지 벌였다. 결국 2010년 금호석유화학을 계열에서 분리해 독립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2015년 두 형제의 기업집단은 완전히 남남으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아시아나항공을 생판 남인 다른 기업에 넘기기보다는 식구였던 금호석화가 사는 게 금호아시아나그룹 입장에선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박찬구 회장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금호석화가 주도하는 인수전 참여는 없다"면서도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른 그룹이나, 사모펀드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드러낸 것. 

재계에서도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데다, 금호아시아나와 마찬가지로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전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리와 함께 지역정서를 감안할 때 명분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와 한화, 신세계, CJ, 애경 등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수 후보군이 금호석화에 손을 내밀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화의 지분율을 감안하면 재계 서열 상위권 대기업뿐만 아니라 자금 여력이 있는 사모펀드가 인수 유력 후보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호석화는 인수전 참여에 대해 신중한 눈치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가 없으며 자금력 있는 건실한 대기업이 인수해 하루 빨리 경영정상화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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