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환시장이 불안할 정도로 고요하다. 앞으로 몇 개월 동안 환율이 얼마나 오르 내릴지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전망을 보여주는 수치들이 일제히 떨어졌다. 

불안한 안도감(complacency)이 글로벌 외환시장을 에워 싸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과 같은 정책 정상화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더 이상 환율의 급등락을 움직일 변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캐나다왕립상업은행(CIBC), 모건스탠리, 스코티아방크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불안이 사라진 외환시장이 역설적으로 더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환율변동성이 조만간 폭발할 수 있다고 글로벌 IB들이 경고했다고 블룸버그가 16일 전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글로벌 리스크를 언급하며 금리 동결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올 하반기 성장이 반등하면 금리인상 사이클을 재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가적으로 단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외환시장은 수 년째 불안할 정도로 고요하다. JP모간체이스가 글로벌 환율등락을 보여주는 지수는 지난주 목요일(11일) 6.2%로 떨어져 2014년 이후 최저로 밀렸다. 이 지수는 지난 1월에만 해도 9.3% 넘었다. 

제레미 스트레치 CIBC 주요국 환율전략본부장은 "올여름과 가을을 앞두고 시장이 기존의 전제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변동성이 재개될 수 있다. 투자자들이 금리 사이클을 다시 가격에 반영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 뿐 아니라 자산 시장 전반에서 변동성이 사라진 것 같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CBOE변동성지수는 지난해 12월 말의 1/3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시장에서 무브(MOVE) 지수 역시 지난달 사상 최저로 밀렸다. 

모건스탠리의 앤드류 시트 전략가는 현재 자산 전반에 나타난 고요함이 영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코티아방크의 수안 오스본 전략가는 저변동성과 안도감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어쩌면 조만간 변동성이 폭발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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