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으로 접어들면 국내외 증시에서는 1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본격화된다.

특징적인 것은 선진국과 신흥국증시, 국내증시 모두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 뿐만 아니라 12개월 예상 EPS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증시가 실적장세보다는 유동성 장세 성격을 띠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경계심리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왔다는 측면도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로의 정책선회 및 G2 무역협상 타결 기대심리라는 두 가지 축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무드를 조성 중인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뒤집어 살펴보면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G2 무역협상 타결 기대라는 두 가지 축이 유지돼야 이같은 무드의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주식시장은 이같은 전제조건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펀더멘탈 개선에 대한 세 가지 기대심리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2분기 중 G2 무역협상 타결 시 하반기에는 중국향 수출 비중이 큰 한국과 아세안, 유럽의 수출여건 개선 기대심리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 하반기부터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영향으로 중국향 수출비중이 약 27%인 한국과 14% 수준의 아세안, 7.4% 수준인 유럽의 수출 증가율도 동반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역으로 무역협상 타결 시 한국과 아세안, 유럽 지역의 수출 실적 개선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두 번째, 글로벌 OECD 경기선행지수가 여전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선행지수의 전월대비 차이는 하락폭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일정부분 올해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 기대 여지를 주고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의 경우 선행지수 전월대비 차이의 하락폭이 아직 의미있게 좁혀지지 않고 있는 반면, 미국 이외 지역들의 경기선행지수 전월 대비 차는 하락폭이 점차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경기선행지수의 흐름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이외 지역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기대된다. 이는 또한 미국 대비 미국 이외 지역 증시의 주가 상대 강도 강화 모멘텀으로 작용 가능성 기대 요인이다.

세 번째, 국내증시는 분기별 실적 컨센서스 관련, 올해 상반기 실적 저점 통과 및 하반기 개선 가능성을 기대 중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증시 상승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올해 하반기 실제 실적 흐름이 진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를 앞두고 2분기 중에는 하반기 국내증시의 실적을 크게 좌우할 IT 수요 회복 여부와 관련, IT관련 가격 지표들의 안정 및 반등 여부가 중요한 사전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시장의 상승 국면에서도 리스크는 항상 존재해 왔고 현재 증시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4월 또는 2분기 국내외 증시에 내재된 리스크 요인은 1) 미국과 EU의 무역분쟁 발생 가능성, 2) 브렉시트 리스크, 3) MSCI 신흥국지수의 중국비중 확대가 국내증시에 불리한 수급여건을 조성할 가능성, 4)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가 악화될지 여부 등으로 꼽아볼 수 있다.

특히 이 중 최근 시장 경계심리를 자극하는 화두로 등장중인 변수는 미국과 EU(유럽연합)간의 무역 분쟁이 격화될지 여부이다. 아직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봉합되기 전인 시기에 무역분쟁 전선이 확대되는 것은 대외 교역 의존도가 큰 한국 등 수출국가들에게 부정적인 대외환경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내용에 우선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환율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중국이외 지역으로 무역분쟁의 대상을 확산시킬지 여부를 가늠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화증권 김승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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