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금 마련 위해 배당 확대할 듯…경영권 분쟁이 '관건'

조양호 회장 지분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에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도 비상이 걸렸다. 오너가 3세에 대한 경영권 상속에 대한 준비가 미처 안 끝났기 때문이다.

상속세를 마련을 위한 배당 확대와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주가는 요동치고 있다.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우,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 등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의 주식 가치는 약 3600억원에 육박한다.

한진칼 보통주(155만3258주)와 우선주(1만2901주)를 비롯해 한진 보통주(82만2729주), 대한항공 보통주(1만4130주) 및 우선주(2만6698주) 등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조 회장 명의의 부동산 등을 고려하면 상속세는 1800억원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상속세를 납부할 자금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조원태 사장을 비롯해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는 지주사인 한진칼을 제외하면 4억원에 불과하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분상속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만 1700억원 이상으로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의 지분가치를 고려할 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한진과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 대한항공 지분매각을 통해 재원 마련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울러 한진 등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등 자산매각 등을 통해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17.84%의 상속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상속 과정에는 현금성자산 상속분, 사업회사의 지분 매각, 보유지분 담보대출금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내다봤다. 앞서 주주제안에 나섰던 KCGI가 추가로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전쟁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조원태 사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임기 만료 예정 시점은 2021년 3월이며, 한진칼 사장 임기 만료 예정일도 2020년 3월에 예정돼 있다.

2대 주주인 KCGI의 펀드인 글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의 지분을 0.79% 추가 취득해 총13.47%를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이 계속 경영권을 지키려면 2020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비를 충분히 해야 한다.

경영권 분쟁과 배당 여력 확대 모두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3세들이 그룹 지배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면서 주가가 요동칠 것"이라며 "한동안 한진칼의 주가 흐름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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