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가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5G로 신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면 청년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 국가적으로는 제2벤처 붐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대전환이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5G플러스(+) 전략 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 말만 들으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5G를 선도하는 국가이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나라가 될 수 있다. 

정말 그럴까?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팩트이긴 하다. 우리나라 이통 3사는 지난 3일 오후 11시 기습적으로 5G 상용화를 시작했다. 미국 버라이즌보다 딱 두 시간 빨랐다. 

1분이라도 빠르면 세계 최초는 최초다. 그런데 국제사회는 세계 최초를 주장하는 한국을 떨떠름한 시선으로 본다. 한국보다 2시간 늦게 5G 상용화를 시작한 버라이즌의 말을 들어보자. 

"한국은 6명의 셀럽에게 서둘러 휴대폰을 주고 5G를 개통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우리는 5G 단말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개통했다. 한국의 5G 개통은 떠들썩한 홍보일 뿐이다."

버라이즌의 설명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실제로 한국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용화를 시작한 것은 5일부터다. 버라이즌도 사실 세계 최초라고 주장하기는 뭣하다. 5G 전용 단말기도 아닌 4G용 기기에 5G 모뎀칩을 붙여 억지로 5G 통신을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소비자에게 누가 먼저 시스템을 가동했는지는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한다면 허울뿐인 '세계 최초' 타이틀보다 서비스 질을 올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세계 최초라는 우리나라 5G도 아직 정말 상용화가 됐는지 의심이 가는 수준이다. 

5G 기지국이 부족해 5G 서비스에 가입했더라도 4G보다 최대 100배 빠르다는 '놀라운' 속도를 체감하기 어렵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5G는커녕 4G 이용도 불편하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이통사들은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는 5G 범위 안에 들어간다는 설명이지만 도심에서도 5G 접속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통 3사가 '완전 무제한' 요금제라며 선보인 것도 말썽이다. 소비자가 잘 확인할 수 없는 약관에 '이틀 연속 하루 53GB 초과 사용 시 속도 제한' 등 이통사에 유리한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불완전 판매'라고해도 할 말이 없는 셈이다. 

우리나라 이통 3사가 과연 세계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을지... 서비스 첫 시작 모습만 보면 큰 기대는 하기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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