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맥도날드 해피 밀 세트 불고기 버거를 먹고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하 햄버거 병)이 생겼어요. 신장은 이미 90%의 기능을 잃었고 현재는 복막투석을 이어가며 새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사진=연합뉴스

지난 2016년 9월.25일 아이와 함께 집 근처 맥도날드를 찾은 뒤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는 엄마 최은주씨의 하소연이다. 그로부터 2년 뒤. 이른바 ‘맥도날드 햄버거병’ 사건이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피해자 가족들이 정부의 책임을 묻는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잠잠했던 햄버거병 파문이 재점화되자 버거 프랜차이즈업계도 동시에 긴장하고 있다. 외식업계 불황,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또다시 업계 전반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햄버거병 사태 재점화… 재수사 여론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맥도날드의 ‘햄버거병’ 사태와 관련해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피해자 가족들이 정부의 책임을 묻는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생명을 무시한 국가도 책임이 있다며 피해자를 구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세종시 축산물 위생 담당 공무원이 부적합 확정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한국 맥도날드 패티 공급업체인 맥키코리아에 검사결과를 통보하고 행정처분을 면제받는 팁을 알려줬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한국 맥도날드 햄버거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며 사건을 마무리했지만, 대장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패티가 대량 납품된 사실을 적발하고 패티 공급업체인 맥키코리아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연한국맥도날드 햄버거병 단체고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죄로 한국맥도날드를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재수사 여론이 조성되면서 한국맥도날드는 입장을 내고 사태진화에 나섰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아픈 어린이와 그 가족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깊이 위로 드린다며 어린이의 건강이 회복되도록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엔 현재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이어진 사법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당사의 제품 섭취가 해당 질병의 원인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움이 밝혀졌다"며 "서울중앙지검은 당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는 근거로 맥도날드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은 발병 원인과 감염 경로가 다양하다는 점 ▲당 어린이의 잠복기가 의학적·과학적 잠복기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 ▲햄버거가 설익었다는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는 점 ▲해당 어린이가 섭취한 제품은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라는 점 등을 제시했다.

맥도날드는 이 때문에 서울고검과 서울고법에 제기된 항고와 재정 신청도 기각됐다며 그 결정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불똥튈까 전전긍긍

햄버거병 파문이 재점화 되면서 관련 프랜차이즈 업계는 매출 악화 등 불똥이 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우려할 수준의 매출 감소는 아니더라도 햄버거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실적 반전의 계기 마련이 그만큼 늦춰져서다.

실제 맥도날드 뿐 아니라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대형 버거 프랜차이즈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은 역성장했고, 적자결산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리아를 운영 중인 롯데지알에스는 지난해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83.4% 감소했고 버거킹을 전개하는 비케이알도 영업이익이 14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떨어졌다. KFC 역시 영업손실은 173억4100만원으로 38.2%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병 파동으로 고객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이슈로 햄버거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될까 우려된다”며 “올해 역시 흑자전환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은주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딸 A양(사건 당시 4세)이 햄버거를 먹은 후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려 신장 기능을 잃었다며 한국맥도날드를 검찰에 고소했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은 "피해 어린이는 지난해 9월 집 근처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2~3시간 뒤부터 복통이 시작됐다"며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올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져 3일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출혈성 장염에 이은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고 두달 뒤 퇴원했지만 신장장애 2급의 심각한 장애를 갖게 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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