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제공=연합뉴스

1.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    )'라고 평가했습니다. (  ) 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인가요?

2. 2017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    )을 흘리며 유가족을 포옹해 국민적 감동을 자아낸 바 있습니다. (  ) 안에 들아갈 말은 무엇인가요?

1번 문제의 답은 '원칙주의자', 2번 문제는 '눈물'이다.

이런 식의 퀴즈를 푸는 모바일 앱이 등장한다면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앱 방문 횟수가 많거나 정답률이 높은 사용자에게 상금까지 준다면? 아마도 헛웃음이 나올 것 같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앱을 배포하고 다운로드를 강요한다면 어떨까. 문재인 우상화 작업이라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놀랍게도 중국에서 이 같은 앱이 등장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제작·배포한 모바일 앱 '쉐시창궈(學習强國·학습강국)'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쉐시창궈는 모바일과 PC 등을 통해 시 주석의 어록 및 관련 뉴스, 공산당 사상을 선전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앱 명칭은 '강한 중국(强國)을 배우자'는 의미와 함께 시진핑 주석의 성과 '학습하다'라는 뜻의 한자 '습(習)'의 발음이 같은 점에 착안해 '시진핑을 공부하자'라는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앱에서 시 주석 관련 뉴스를 열람하거나 시 주석이 발표한 문장이나 공식 발언, 정치적 업적, 일대기 등으로 구성된 퀴즈를 풀면 포인트를 제공한다.

포인트가 쌓이면 모바일 계좌로 현금이 입금된다. 훙빠오(紅包·모바일로 거래되는 현금)의 일종이다.

공산당이 이 앱을 만든 건 정치나 사회주의 사상에 무관심한 젊은층을 상대로 체제 선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포인트 쌓는 재미 때문인지 앱을 다운로드하는 이들도, 매일 앱을 열어 뉴스를 보고 문제를 푸는 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쉐시창궈는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상위권을 유지 중이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오늘 쉐시창궈 포인트 몇 점을 쌓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넘쳐난다.

문제는 앱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공산당의 조치가 상당히 강압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점이다.

정부기관과 공공기관, 공기업에서는 앱 등록이 강제 사항이다. 학교 교사들도 의무적으로 다운로드해야 한다.

앱 사용 시간이 적거나 포인트를 기준치 이상으로 쌓지 못하면 불이익을 준다. 앱이 제공하는 내용을 사상 교육에 활용하라는 지침까지 하달될 정도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대판 '홍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홍서는 마오쩌둥의 어록을 담은 책으로, 1960년~197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홍위병들의 필수품이었다.

논란의 핵심은 시진핑 1인 체제를 공고화하는 작업이 너무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공화당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소개한 일화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당신은 왕(king)'이라고 하자 시 주석이 웃으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나는 왕이 아니라 주석'이라길래 내가 '아니다. 당신은 종신 주석(President for life)이니 왕'이라고 말하자 그가 허허 웃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대화가 오간 뒤 수개월이 지난 지난해 초 중국은 시 주석의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는 내용의 개헌을 단행했다. 장기 집권의 길을 열어젖힌 셈이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쉐시창궈 앱을 열고 문제 풀이에 열중하는 모습을 시 주석이 본다면 또 한 번 웃을까. 시 주석은 정말 왕이 되고 싶은 걸까.

결과는 3년 뒤 가을에 열릴 제20차 당대회에서 확인 가능하다. 시 주석이 3연임을 강행한다면 왕과 비슷한 '뭔가'가 되고 싶은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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