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5세대(G) 이동통신 요금제를 발표하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 사장은 이날 "50년 전 달 착륙이 인류에게 큰 도약이 된 것처럼 SK텔레콤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또 한 번 인류의 삶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SK텔레콤)

이동통신 3사의 5세대(G) 요금제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지금 우리가 쓰는 4G(LTE)보다 속도가 최대 100배 빠르면서도 접속이 안정적이라는 기대만큼 요금제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우선 초반 트렌드 키워드는 '무제한'이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것은 KT. KT는 8만원대 요금제부터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5G 슈퍼플랜 요금제를 출시했다. 단 데이터 무제한은 국내로만 제한된다. 외국에서도 데이터를 마음껏 쓰려면 13만원 이상의 고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특히 KT의 5G 슈퍼플랜 무제한 요금제는 LTE 완전 무제한 요금제보다 더 저렴해 초반 가입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도 뒤질세라 무제한 5G 요금제를 공개했다. 플래티넘(12만5000원)과 프라임(9만5000원)에 가입하면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무제한 사용 기간은 올해 말까지로 이후에는 각각 300GB, 200GB만 무료로 제공된다. 반쪽짜리 무제한 요금제인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유일하게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포함하지 않았다. 대신 요금제를 5만5000원(9GB)· 7만5000원(150GB)·9만5000원(250GB)의 세 개로 나누고, 5G 데이터 소진 시 각각 1Mbps, 5Mbps, 7Mbps의 속도제어(QOS)를 두기로 했다. 요금제에 포함된 양만큼만 5G 데이터를 주고, 이후로는 4G로 넘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KT와 SK텔레콤이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LG유플러스가 과기정통부에 요금제 변경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5G 기본 용량을 없애고 KT처럼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 3사가 이처럼 요금제에 민감한 이유는 5G 초기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G와 3G에서 성공했던 SK텔레콤은 시장 절반을 차지한 1등 업체가 됐고, 후발주자였던 LG유플러스는 4G 시대에 집중하며 만년 3위 탈출을 꿈꾸게 됐다. 

3사가 사실상 독점하는 국내 통신시장 여건상 소비자는 '을'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5G 시대 초기 이통사들이 보다 소비자에 유리한 요금제를 내놓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설사 생색내기에 가깝다 하더라도)이 낯설면서도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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