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판매 중지에 주가 '급락'

인보사 판매중단 사과하는 이우석 대표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이 "4번째 자식"이라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가졌던 '인보사' 쇼크에 코오롱생명과학이 흔들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이날 종가는 4만7450원으로, 인보사 쇼크가 터지기 전인 지난달 29일(7만5200원)보다 36.9% 하락했다. 시총은 이틀 새 3167억원이 증발했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와 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무릎에 주사로 투여해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1998년 그룹 내 참모들의 만류에도 인보사 투자를 단행했던 이 전 회장은 충주 공장을 찾아 "인생의 3분의 1을 인보사 개발에 투자했다"며 "인보사는 내 4번째 자식"이라고 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냈다. 19년 동안 1100억원을 투자해 만든 역작이다.

문제는 지난달 29일일 터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주성분인 형질전환세포(TC)가 식약처의 시판 허가 당시 제출 자료와 다르다는 것이 확인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시험(3상)을 진행하던 중 주성분인 성장인자세포가 신장세포(유전자를 전달하는 매개체를 만드는 세포)로 바뀐 것을 확인하고, 식약처에 자체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인보사는 성분의 유래(명칭)만 잘못 기재됐을 뿐, 환자가 맞은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 "2017년 식약처 시판 허가를 받았을 때와 구성 성분이 바뀐 적이 없으며 최초 임상시험 이후 시판까지 11년 동안 3458명에게서 부작용 보고 사례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판매 중단으로 인보사의 임상시험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약의 경우, 성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대내외 신뢰도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식약처로부터 허가가 취소된 뒤 재신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자료 제출를 요구할 경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미국 출시 시점도 당초 예상했던 2023년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보사 쇼크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른 제약·바이오주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것.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5년간 구성성분을 잘못 알았다는 점은 황당하다"면서도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문제일 뿐 제약바이오 섹터 내 다른 기업들이 이번 사건으로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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