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지수 편입 시작...1500억달러 유입 효과

중국 금융시장에서 개혁개방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13조 달러 규모의 중국 채권시장이 이달부터 주요 글로벌 지수에 편입을 시작한 것이다.

CNBC방송에 따르면 중국 국내채권 수 백여개가 앞으로 20개월에 걸쳐 대표적 글로벌 채권지수인 블룸버그 바클리에즈 글로벌 종합지수에 추가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채권이 지수에 완전 편입되면 1500억달러의 해외자본이 13조 달러의 중국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편입은 중국이 주도하는 금융시장 개방의 일환이다. 지난해에는 중국 A주가 MSCI이머징지수에 편입됐다. 또, 홍콩주식시장을 통해 대륙의 주식과 채권을 매매하는 것을 허용하는 일련의 교차프로그램(선강퉁, 후강퉁)들이 시작됐다. 

저스틴 챈 HSBC 아시아태평양 글로벌마켓 공동 본부장은 "오늘(1일)은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진 날"이라며 "중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투자의 주류로 자리매김하는 길을 계속해서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어떤 채권이 편입되나?

블룸버그는 364개의 중국 채권을 단계적으로 편입시키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부 국채 159개, 중국개발은행 채권 102개, 농업개발은행 채권 58개, 수출입은행 채권 45개 등 총 364개다.

20개월에 걸쳐 편입이 완료되면 지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 수준이 된다. 그러면 중국 위안화는 세계 4위의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가?

중국 채권시장은 13조달러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비중은 현저하게 낮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현재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은 2%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 국채에서 외국지분은 8% 수준으로 그나마 높은 편이다. 하지만 미국 국채(35%), 영국 국채(28%)의 외국 지분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이제 지수편입으로 중국에서 외국인 지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중국은 JP모간 이머징 국채지수, FTSE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채권이 다양한 지수에 편입되면 중국 정부의 금융 개혁을 압박할 것이라고 블랙록의 니라즈 세스 아시아채권본부장은 말했다. 세스 본부장은 "금융섹터가 더 열리고 신용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계획이 더 세워지며 중국 본토에서 파생상품들이 더 개발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위안화는 어떻게 되나?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자산을 매입한다는 것은 위안화 수요가 커지면 가치가 오른다는 의미다. ANZ의 쿤 고 아시아리서치 본부장은 중국 채권이 블룸버그, JP모간,FTSE 지수에 모두 편입되면 최대 2750억달러가 중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난다고 그는 덧붙였다. 

외국 자본유입 없이 중국이 구조개혁을 실시하면 경상수지흑자가 쪼그라들면서 위안화는 더욱 강한 하락 압박을 받는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경상수지가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상수지 적자란 한 국가에 유입되는 자금보다 빠져나가는 자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 등으로 수출 비중이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품과 해외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이 경상적자를 마지막으로 기록한 것은 지난 1993년이었다. 

고 본부장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외국 자본이 들어오면 위안화를 지지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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