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각사 및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모두 발표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최고경영자(CEO) 연봉. 최근 통신요금 논란과 겹쳐지며 이들이 도대체 얼마나 받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것이다. 

이통 3사 수장 중 연봉이 가장 많은 이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으로 지난해 급여 11억5000만원과 상여금 23억5000만원 등 총 35억6000만원을 받았다. 단순히 12로 나누면 월급이 약 3억원 정도였던 셈이다. 물론 세금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14억4900만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8억6800만원이 상여금이었다. 월급은 1억2000만원 남짓. 그나마 2017년에는 23억5800만원을 보수로 챙겼지만, 올해는 많이 줄어든 것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해 다른 CEO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상여금 없이 6억2800만원을 받았다. 올해 상여금과 보수를 합하면 다른 두 CEO와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 CEO들은 숫자, 특히 월급을 기준으로 보면 일반 사람은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을 받고 있다. 일단 기반시설이 갖춰지면 요금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통신회사 특성상 CEO의 높은 임금에 따가운 눈총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업계 1위 SK텔레콤을 예로 들면 자산이 4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도 16조8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런 초대형 기업을 움직이고,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이 박정호 사장이다. 박 사장의 결정 한 번에 수조 원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특히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는 통신업 특성상 이통사가 우리나라 경제에 이바지하는 부분은 매우 크다.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이 모두 5세대(G) 통신망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이통 3사가 기반 통신망을 제대로 갖춰주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도 불가능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등과 선두를 다툴 정도로 5G 준비에 철저하다. 통신사 CEO 연봉이 지금보다 두 배, 세 배 더 오르는 것이 맞다. 다만 얼마를 받던지 주주나 소비자의 지적을 받지 않을 정도의 성과를 내는 것은 오로지 그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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