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 ‘마이너스’..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사진제공=국민연금공단

“국민을 든든하게 연금을 튼튼하게” 국민연금의 경영슬로건이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분위기는 달랐다.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국민연금 차라리 폐지하라” “국민연금 희망가입으로 바꿔라”같은 청원이 봇물 터지듯 올라왔다.

작년 8월 보건복지부는 제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발표했다. 새로운 국민연금 정책은 지금보다 많이 내고 조금 받고 늦게 받는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일방적 개편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결국 복지부는 한발 물러서 다시 ‘국민연금 정책안’을 만들어야 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수익률은 -1%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에 있어 연간 기준 손실을 본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민연금 공표통계에 따르면 전체 운용 기금은 644조3429억원이다. 이 중 약 17%에 해당하는 110조원가량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17%정도이다.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실패한 것이 수익률이 추락한 이유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대체투자처를 발굴하는 대신 국내 주식에만 의지하다 기회를 놓쳤다는 이야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조차 포트폴리오 구성의 잘못을 시인했다.

국민연금과 비교했을 때 국내 주요 공제회들의 운용 수익률이 훨씬 높았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0.92%를 기록한 반면 군인공제회·교직원공제회·행정공제회 등은 모두 3~4%대 수익률을 달성했다.

국민연금과의 차이점을 보면, 주요 공제회들은 부동산, 인프라, PEF 등 투자처를 다변화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 투자 비중도 수익률에 영향을 줬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환경이 좋지 않으면 결국 국민연금도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에 의하면 기존 연금 시스템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경우 적립기금은 2057년에 소진된다. 이마저도 투자 수익률이 평균 4.5%를 전제한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진 만큼 적립기금 고갈 시점이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경제를 움직이는 연령대 수가 감소해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고령 인구 증가로 연금과 같은 재정 부담도 늘어나고 산업구조의 변화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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