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프리픽

미국 국채금리의 가파른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미국발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공포심리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진전 소식과 4월 한미 정상회담 개최 일정도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발생으로 인해 경기 침체 임박 우려가 증시 주요 화두로 등장한 상황이다. 통상 장기물 국채 금리가 단기물보다 높아야 하지만, 최근 미 국채 3개월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아지는 수익률 역전이 발생했다. 과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경우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돼 왔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미국 채권 시장의 수급 노이즈가 단기물 금리의 상대적인 상승폭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어 공포심리 확산을 저지하고 있지만, 통상 월초에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제조업 지수와 고용 등 주요 지표가 발표되고, 국내에서는 수출입 실적이 발표됨에 따라 경기지표에 대해 시장 민감도는 보다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지난 3월 수출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8.2% 감소해 지난 12월에 이어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반면, 이같은 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경기지표 부진을 심화시킨 핵심 배경으로 평가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최근 증시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기대의 여지를 남겨주고 있다.

지난주 중국에서 개최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소식과 함께 중국이 그동안 거부하던 사이버보안법과 관련해 미국과 논의하기로 했다는 외신이 전해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4월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미중간의 합의 이후 약속 이행 문제와 관세 출회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어 무역협상 타결 시기가 지연될 경우 증시 모멘텀 발생 시기도 늦춰질 수 있어 가변적인 상황이다.

영국을 둘러싼 브렉시트 문제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메이 총리가 제출한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안에 대한 세번째 승인투표도 영국 하원에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아무런 합의없이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에 직면하게 되거나 혹은 브렉시트를 장기간 연기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기보다는 브렉시트 장기 연기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 유럽 경기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독일의 자동차 수출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긍정적 기대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이 연장되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 경제의 반등 기대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어 경계요인이다.

대외적으로는 이번주 미국에서 재개될 미중 무역협상과 영국 하원의 의향투표 결과에서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로 시작될 1분기 어닝시즌에서 시장이 현재와 미래의 예상 실적 중 어느 쪽이 무게 중심을 두게 될지가 변수로 전망된다. 1분기 기업실적 부진은 이미 시장에 노출된 악재라는 점에서 이번 실적발표 시즌을 통해 상반기 내 실적 바닥 통과에 기대심리가 확산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김승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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