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기술이전을 통한 부품 현지화에 앞장서자 칭찬일색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삼성은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이다. [사진출처:미디어써클]

"우리 '삼성'이 달라졌어요"
베트남이 현지 삼성전자의 이쁜 짓에 연일 함박웃음이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들로부터 가장 원했던 기술이전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부품현지화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기업이 삼성이다.

베트남 자체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부품 현지화 비율을 높여가는 삼성전자와 관련, 현지 언론의 우호적인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직접 컨설팅, 현지인 컨설턴트 양성 등 적극적인 기술 이전 정책을 시행, 베트남 정부의 가장 성공적인 FDI(외국인 직접 투자) 기업 유치 사례로 꼽히고 있다.

◼︎ 베트남 정부 숙원(宿願)에 응답한 삼성

1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 산업무역부가 선정한 산업 전문가(컨설턴트, 공무원, 대학 교수 등)를 대상으로 '선진 산업 고급 컨설턴트 양성 과정'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론 강의 4주, 베트남 산업 현장에서의 실무 트레이닝 10주를 포함, 총 14주간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산업전문가를 대상으로 컨설턴트 양성과정을 진행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삼성전자가 베트남의 산업 전문가들을 한국에 초청해 고급 전문가 양성 교육을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현지 고급 컨설턴트를 양성해 2015년부터 시행한 베트남 기업 역량 강화 사업이 지속적인 효과를 발휘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현지 기업에 직접 컨설팅을 해주던 방식에서 한 단계 발전, 현지 컨설턴트들이 베트남 기업의 생산 및 경영활동 전반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과정에 참여한 베트남 산업 전문가들은 품질 및 조직 관리, 컨설팅 방법 등에 관한 이론 심화 교육을 이수한다. 또한, 삼성전자 수원/구미/ 광주 공장, 삼성과 중공업 산업기술연구소 (KIAT)가 지원하는 한국 중소기업을 방문해 세계 최고의 생산 관리 공정을 보고 배우게 된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최주호 사장은 "삼성이 베트남의 지원산업을 발전시키는 선도자로써  활발히 활동할 것을 약속한다"며 "이번 고급 컨설턴트 양성 프로그램은 삼성이 베트남의 지원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베트남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는 현재까지 베트남 컨설턴트 95명을 육성했다. 올해 말까지 총 200명의 현지 컨살턴트를 양성할 계획이다. 또 베트남에서 양성한 컨설턴트 중 60명을 한국에 파견, 고급 컨설턴트로 집중 훈련시킬 예정이다. 이들은 향후 베트남 현지 컨설턴트 양성을 담당하는 강사로 활동하면서, 베트남 기업 생산 및 품질 공정 개선에 실질적인 자문을 제공할 주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원산업 전반을 발전시키기 위한 베트남 정부 정책에 호응, 부품 현지화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2018년 기준,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부품 현지화율은 59%다. 삼성전자가 1급 공급 업체로 지정한 베트남 기업은 35개이며, 2020년에는 5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현지 법인 경영진들이 협력업체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 시대적 요구 간파, 발빠르게 대처

물론 삼성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삼성은 현재 베트남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외국기업이면서도 베트남 현지에서 올해의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삼성의 매출은 베트남의 전체 수출액의 25%를 넘어서고 있다. 삼성의 실적하락은 베트남의 수출부진으로 이어지고 이는 베트남 경제에 직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삼성은 현지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7월 삼성이 발표한 우선협력업체리스트다. 1차 벤더업체들 중에는 베트남 기업이 하나도 없었다. 전체 250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 중 베트남 기업은 액서서리를 생산하는 29개 정도였다.

현지에서 언론과 학계는 물론 정부 안팎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삼성이 그동안 막대한 혜택만 받고 기술이전 등 부품현지화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삼성사태로 인해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때마침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이 회사의 모든 정책을 뒤바꾸는 결정을 발표했다. 그동안 부동산 유통에 집중하던 모든 사업구조를 하이테크로 전환한다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하이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서초동 삼성전자 단지와 같은 연구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빈그룹은 삼성과 같은 하이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을 발표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당시 현지 언론들은 빈그룹의 이러한 행보를 과거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시절 와이프 빼고 다 바꾸라고 지시했던 혁신과 비교하며 연일 대서특필했다.  

외국기업들이 혜택을 제공받는 대신 하이테크 기술을 이전하는 작업, 즉 기술이전과 부품현지화 등은 이제 거부하기 힘든 흐름처럼 분위기가 형성됐다. 결국 삼성전자도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지 않을수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나서 이재용 부회장의 베트남 방문이 있었고, 이 자리에서 베트남의 응우웬 쑤언 폭 총리는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현지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크게 변화하기 시작한 시점도 이 부회장의 방문 전후를 기준으로 한다. 이 시기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현지 기업 양성에 대한 결과를 가시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베트남 정부는 이 부회장의 방문 이후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 지역에 가동 중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부지에 대한 임대료 면제를 추가로 결정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