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증시가 장단기 금리차 역전과 함께 상승에 제동이 걸리면서 글로벌 증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통상 장기물 국채 금리가 단기물보다 높아야 하지만, 미 국채 3개월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아지는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과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경우 시차를 두고 경기 침체가 찾아왔던 학습 효과로 인해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유로존과 미국의 경기 서베이 지표인 3월 구매관리자지수(PMI) 하락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반면, 이번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을 경기 침체 임박 신호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최근 미국 채권시장의 장기채 수요 증가와 단기채 매물 증가라는 수급요인이 장단기 금리차 역전의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보유중인 국채 규모를 줄이면서 5년물 이하 단기채를 5년물 이상 장기 채권보다 더 많이 줄이는 상황이었고,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심리가 장기채 수요 증가를 부추기는 수급 영향이 작용 중이었다. 이는 장기채보다 단기채 금리 상승폭을 확대시킨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시장의 우려를 자극하겠지만, 경기 침체 신호로 인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를 남기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발표될 경기지표에 대해 시장 민감도는 보다 커지게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국의 경기 여건과 관련해 긍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하고, 이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는 경기 침체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 중요한 유동성 환경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과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 및 유럽과 글로벌 경기에 대해 불확실성을 제공하는 대목이다. 3월 말에는 미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 고위급 회담을 재개하고 4월 초에는 미국에서 다시 고위급 무역협상이 개최될 예정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지만, 최근 미국이 무역협상 타결 이후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과 이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은 불확실성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들은 만장일치로 브렉시트 기한 연장에 합의해 당초 이달 말 브렉시트 시한에 대한 우려는 일단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EU가 브렉시트 시점을 4월 12일 또는 5월 22일까지로 제한함에 따라 브렉시트 관련 리스크는 해소되었다기보다 잠재된 상황이다. 영국 의회는 4월 11일까지 유럽의회 선거(5월 23일) 참석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참석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4월 12일이 EU 탈퇴 시기로 결정된다.

이같은 증시 주변 여건들을 요약해 보면 금융시장은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자체를 당장 경기 침체 신호와 동일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발표될 경기지표의 무게 중심이 어느 쪽에 실릴지가 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미중 무역 갈등의 원만한 봉합 여부와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의 해소 여부가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지난주 미국에서 러시아 스캔들 관련 뮬러 특검 팀에서 제출한 수사 결과 보고서가 미국 정치권에 가져올 여진이 확대될지 여부도 가변적인 변수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유화증권 김승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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