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투약 시점, 임우재씨와 이혼 소송 시기와 겹쳐

이부진 프로포폴 의혹/사진=연합뉴스

‘재벌가의 딸’, ‘노블레스 오블리주’, ‘리틀 이건희’, ‘재벌가 패션의 정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표현하는 수식어는 많다. 어디 이뿐인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위’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는가 하면 아버지를 꼭 빼닮은 경영능력으로도 주목받았다.

특유의 우아함과 여성스러움이 담긴 패션도 이 사장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한몫했다. 여기에 행동, 말투, 제스처까지…. 공식석상에 이 사장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대중들은 열광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잘 만들어진 리더의 이미지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상당한 일조를 한다고 정의하기도 했다.

◆공든 이미지탑… 프로포폴에 와르르

그랬던 이 사장의 공든 이미지탑이 와르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최근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에 휩싸이면서다. 한 매체는 이 사장이 지난 2016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달에 최소 두 차례. 이 사장이 해당 성형외과 VIP실에 8시간 전후로 머물면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은 중독성이 강해 2011년 마약류로 지정된 향정신성의약품이다. 과거 장미인애, 이승연, 박시연 등 유명 여성 연예인들이 이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 사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다음 날인 22일은 호텔신라 주주총회 날이었다. 이 사장은 주총에 참석했고 주총이 끝난 뒤 이 사장에게 프로포폴 관련 질문이 쏟아졌지만 별다른 답변은 하지 않았다.

같은날 이 사장은 별도의 입장자료를 내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2016년 흉터 치료 등을 목적으로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경찰은 내사에 착수하고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호텔신라

◆ ‘리틀 이건희’로 주목… 이부진 누구?

이 사장은 외모와 성격이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을 가장 많이 닮은 자녀로 꼽혀왔다. 호텔과 면세점 사업에서 경영능력을 보여줬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인이라는 이미지도 강하다.

이 사장은 대기업의 베이커리 사업이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이 일었을 때 호텔신라의 제과 브랜드 ‘아티제’를 발빠르게 철수 시켰고 택시가 호텔신라 출입문을 들이받아 승객과 직원 등 4명이 다치고 회전문이 파손돼 택시기사가 4억원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에도 기사의 어려운 형편을 고려해 호텔 측에서 피해를 감수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쌓아온 이미지가 프로포폴 의혹으로 한 번에 무너질 위기를 맞게 됐다”며 “좋은 이미지로 대중의 호감을 받아온 이 사장도 결국 사생활 리스크를 피해가진 못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개인적으로 남편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이혼 소송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밝혀진 시기는 그가 임 전 고문과 1심 재판에서 한창 다툼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재벌과 서민의 영화같은 러브스토리 주인공으로 회자됐지만 결국 파경을 맞게 됐다.

임우재 이부진 이혼소송/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선 이 사장이 기존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하락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실적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갑작스럽게 떠오른 오너 이슈로 계속해서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는다”고 내다봤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명사, 이 사장에게 붙은 프로포폴 꼬리표. 이 사장이 훼손된 이미지를 복구하고 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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