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잘릴지 몰라 걱정이 많은 직장인들에게 직원의 남자친구 취업까지 챙긴 국책 은행 계열사의 미담이 전해졌습니다.

IBK투자증권 얘기입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입수한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2016~2017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채용 부정을 저질러 기소된 임직원들이 다양한 청탁을 받았습니다.

모 대학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에 있던 부사장은 지도 교수로부터 자신의 조교를 입사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채용 담당 임원에게 전달했습니다. IBK투자증권 인사팀은 그 조교에게 친절하게 채용 절차를 안내받았습니다.

IBK투자증권의 배려는 서류 전형과 실무면접, 임원면접 등에서 불합격권이었는데 합격시키는 배려도 했습니다.

전 사장이 당시 중소기업청 차장 아들을 입사시켜달라는 부탁도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회사에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IBK투자증권의 마음 씀씀이는 권력층에게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인사팀장은 같은 부서 직원 남자친구의 점수를 조작해줬습니다. 남자친구가 취업을 못해 결혼이 늦어진다는 직원의 걱정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는 게 이유입니다.

인사팀장은 대학시절 하숙집 주인 딸의 점수도 올려 최종 면접 기회를 줬습니다. 딸의 취업 걱정을 덜어주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청탁을 받아 점수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를 한 IBK투자증권 임직원은 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참으로 야속하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같은 스승 밑에서 수학한 동문의 생업을 걱정한 것, 취업 때문에 결혼도 미루는 직원의 사정을 헤아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대신해 대학시절 따뜻한 밥을 지어주신 분에 대한 보은을 한 것이 죄가 되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