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투자노트 "위험자산 가격에 '비둘기' 연준 미반영"

지난 6개월 동안 뉴욕 증시는 '롤러코스터'라는 한 가지 테마의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은 '나쁜 유동성이 주식시장 혼란의 배후'라고 지적했다.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르코 코라노빅 JP모간 전략가는 시장이 거래를 쉽게 흡수하지 못하면서 다른 펀더멘털한 요인들과 함께 급격한 등락을 촉발한다고 말했다. JP모간에 따르면 지난 4분기 S&P500 e-미니 선물에 기반한 시장의 깊이(market depth, 매도매수 대기물량)가 지난 10년 동안 발생했던 다른 매도 기간 평균의 1/3에도 미치지 못했다. 

매수 물량이 거의 없는 데도 주가가 가파르게 반등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시장깊이가 중요하다고 코라노빅 전략가는 설명했다. S&P500이 지난 12월 저점 대비 20%나 올랐다. 하지만 개인부터 헤지펀드, 컴퓨터 트레이더까지 JP모간이 추적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투자자들은 이번 랠리를 좇는 경향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간이 추적한 투자자들의 주식 노출(익스포저, exposure)은 역대 최저에 근접해있다.

코라노빅 전략가는 투자노트에서 "(매수-매도) 포지셔닝이 상대적으로 거의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이 크게 오르 내리고 있는 것은 유동성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12월 이후 펀더멘털에서 변화가 매우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이 평소의 절반 혹은 1/3 수준이라면 시장 움직임의 속도가 2배 혹은 3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동성이 얕아지면 시장이 녹아 내릴 정도록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일례로 지난 12월 S&P500이 베어마켓(약세장) 진입 직전까지 떨어졌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부터 골드만삭스까지 매도세가 확전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JP모간의 이번 투자노트는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JP모간은 시장 유동성이 왜 계속 얕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았지만, 주가를 끌어 올리는 환경의 일환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코라노빅 전략가는 "유동성을 감안하면 단순히 숏커버링(short-covering), 바이백(buyback), 딜러들의 감마헤징(gamma hedging), 그리고 제한적인 리레버리징(re-leveraging)이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랠리는 올봄 계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그는 내다봤다. 

그러면서 JP모간은 투자자들에게 리스크(위험자산)을 껴안을 것을 조언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급선회한다는 이유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올해 금리 인상횟수를 2회에서 0회로 급하향 조정했다. 양적긴축도 9월 완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JP모간은 연준 결정에 대해 "통화정책상 대단한 전환"이라며 "통화, 주식, 원자재 등 다양한 리스크온(위험)자산은 이 같은 결정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비둘기(통화 완화)파가 아직 여기 남아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JP모간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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