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행동주의 움직임 장기화 전망

올해 '주주총회 키워드'는 주주와 경영진 간 표 대결이다.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으로 주주 행동주의가 본격화됐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에 적극 개입하려는 주주들과 경영진 간 줄다리기가 전망된다.

국민연금과 엘리엇 등 행동주의 펀드는 올해 주총에서 주주권 행사에 나설 뜻을 밝혔다.

먼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연임에 성공하려면 주총에 출석한 주주 3분의 2 이상인 66%가 동의해야 한다.

국민연금과 강성부펀드(KCGI)의 결정은 '캐스팅 보트'가 될 전망이다. 조양호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5%로 상대적으로 더 많지만, 소액주주와 외국인 주주 지분을 합하면 위협적인 수준이다.

KCGI와 한진칼은 경영권을 두고 소송까지 벌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KCGI는 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의 2대 주주다. KCGI는 한진칼 측에 사외이사 2명과 감사 1명을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지배주주의 사적이익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기존 사외이사들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지분 11.7%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결정도 변수다.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면 다른 기관 투자자들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결권자문사 서스틴베스트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시에서 주주 행동주의 바람은 중장기적으로 거세질 것”이라며 “이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가 해소하고 나아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엘리엇도 얼마 전 현대자동차에 총 8조3000억원을 배당하라고 압박했다. 또 특정 사외이사를 선임하라는 제안도 내놓았다.

해외 자문사들과 국민연금이 현대차그룹에 우호적인 상황인 데다 정부가 현대차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현대차 승리를 전망하는 분석이 나온다. ISS, 글래스루이스 등은 의결권자문사들은 현대차의 안건을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지배구조 연구소 정성엽 본부장은 "주주행동주의 운동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돼서 나타나고 있는 움직임은 아니기 때문에 반짝 움직임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정관변경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등 기업 스스로 자정노력을 하려는 모습도 보인다"며, "이러한 변화는 기업지배구조 개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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