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기업공개(IPO)시장 '대어'로 불리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아 온 홈플러스의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이 불발로 그친 데 따라 후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 몰아친 후폭풍은 신용등급 강등이다. 리츠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던 홈플러스가 계획을 철회하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조정한다고 20일 밝혔다. 한신평은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향 이유로 수익창출력 악화, 비우호적 영업 여건, 리츠 상장 무산으로 인한 재무적 가변성 확대를 꼽았다.

송민희 한신평 연구원은 "홈플러스는 부동산 공모리츠 상장을 통한 대규모 세일앤리스백(S&LB)을 계획해 여기서 나오는 2조원으로 인수금융 전액을 상환할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투자자 수요 부진으로 해당 계획을 철회함에 따라 재무적 가변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리츠는 전국에 위치한 홈플러스 매장 가운데 51개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한 부동산투자회사다. 앞서 홈플러스는 국내 첫 '1조원 이상' 공모 리츠 상장이라는 큰 꿈을 꿨지만, 수요예측에서 공모금액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실현하지 못했다.

당초 홈플러스 리츠는 공모 희망가 4530~5000원을 기준으로 1조5650억~1조7274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자금융(IB) 업계에서는 수요예측에 들어온 공모금액이 7억달러(약 7925억원) 수준에 머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규제와 온라인 유통업체의 약진 등으로 국내 유통산업 전반이 부진한 만큼 해외 대형투자자들 입장에서도 결정이 쉽지 않았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 고배를 마신 홈플러스는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리츠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자산을 쪼개서 재상장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송 연구원은 "향후 외형성장과 더불어 운영단순화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경우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소비부진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업태매력도 저하로 외형성장이 제한적인 가운데, 인건비와 임차료 상승 부담도 있어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