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달러가 중국 증시 랠리의 희생양이 됐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로날드 만 전략가는 중국 주식 투자자들이 홍콩 달러를 팔고 중국 위안화를 매입해 교차거래를 통해 본토 주식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현물시장에서 홍콩달러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고 만 전략가는 설명했다. 홍콩달러는 이달 대부분 환율밴드의 하단에 머물러 있다. 

홍콩달러는 30년 넘게 미 달러에 고정된 페그 통화다. 영국이 1983년 홍콩의 중국 반환으로 발생할 자본 유출을 우려해 페그제를 실시했고 2005년 이후 미 달러 대비 홍콩달러의 환율은 7.75~7.85로 묶여있다.

홍콩의 페그제는 홍콩 주권이 중국에 넘어간 1997년, 외환위기 1998년, 미국발 금융위기 2008~2009년에 모두 그 위력을 발휘했다. 또 가장 최근 2014년 우산혁명 시위가 3개월 동안 지속됐던 당시에도 페그제 덕분에 경제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하지만 홍콩 경제가 중국에 좌우되는 상황에서 홍콩달러의 페그제는 계속해서 위협받고 있다. 홍콩 경제가 중국과 더욱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홍콩 달러는 미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에 고정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 유입된 펀드흐름은 올해만 1300억위안에 달한다. 중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한 타결 기대감이 높고 MSCI이머징지수에서 중국 본토증시의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만 전략가는 "포지셔닝과 리스크를 보면 홍콩 달러는 본토와의 교차거래를 통한 주식투자자들로 인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위안화는 올해 2.4% 올라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많이 상승했다. 위안화는 홍콩 달러에 대해서도 지난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 소재 외환트레이딩 FC스톤의 밍즈 우 전략가는 홍콩 대출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미 달러보다 홍콩달러로 위안화 강세에 베팅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