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 늘면서 경영권 분쟁 쟁점화
롯데와 비비카 갈등, 대표적인 '나쁜 예'

현대 탄 콩은 자동차를 기반으로 부동산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외국투자기업과 현지 기업간 경영권 분쟁도 증가하는 추이다.  

롯데와 베트남의 현지 제과분야 파트너인 비비카와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2007년 비비카 지분 30%를 170억원에 매입한 이후, 2015년 지분을 44.03%까지 늘리며 비비카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려 했다. 비비카를 롯데제과 제품의 동남아 유통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비비카는 이에 반발, 2018년 베트남 식품업체인 팬푸드에 지분 50.07%를 넘겼다. 

비비카 CEO Truong Phu Chien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팬푸드에 대주주 권한을 넘기고 롯데의 M&A 위협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현지 조립차 업체인 탄 콩이 손잡은 현대 탄 콩그룹이 외국기업의 현지 투자 사례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 탄 콩을 통해 2월달 베트남 현지에서 국내차 판매 1위에 등극했다. 현대 탄 콩은 현대차 판매를 기반으로 부동산등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비비카의 쩐 푸 치엔 대표는 베트남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롯데의 적대적 M&A에 반발하며 갈라섰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 현대차와 합작 ‘날개짓’

1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베트남 자동차 조립 업체 탄 콩(Thanh Cong)이 부동산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베트남 리포트 (Vietnam Report)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탄 콩이 ‘베트남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500대 기업(FAST500)’ 중 1위를 차지했다.

탄 콩은 1999년 트럭, 트랙터와 같은 산업용 차량 판매 회사로 출발했다. 2004년에는 Dong Anh에 ‘탄 콩(Thanh Cong)'이라는 트럭 브랜드로 자동차 조립 공장을 지었다. Dong Feng, Dong Yang과 같은 중국의 크레인, 트럭 회사 제품을 베트남으로 수입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한국의 현대중공업의 건설 장비 공급 파트너사가 됐다. 2009년에는 현대자동차와 합작, 현대 탄 콩을 설립하고 베트남 관광버스를 조립,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본금 4000만 달러인 현대 탄 콩은 닌빈(Ninh Binh)에 자동차 생산 및 조립 공장을 세우고, 2011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이후 현대 탄 콩 공장에서 생산한 현대 자동차의  베트남 판매량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2018년에는 6만3526대가 팔렸다. 이는 2017년 대비 2배가량 성장한 수치로, 도요타 베트남과 비슷한 판매량이다. 베트남내 시장 점유율은 18%다. 

현대의 주력 판매 제품은 Grand i10 (22,068 대 이상), Accent(12,537 대)와 같은 저렴한 모델이다. SUV부문에서는 투싼(Tucson)이 2018년, 6938대가 판매되면서 시장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탄 콩이 생산 주력 제품을 중장비, 트럭 등 산업용 차량에서 버스, 승용차와 같은 일반 차량으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약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베트남 자동차 업계의 선두 기업이 됐다. 탄 콩은 베트남 전역에 70개의 전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 탄 콩은 현재 신라스테이 리조트를 건설하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 현대와 합작기반으로 부동산으로 

탄 콩은 올해 들어, 자동차와 부동산 2개 부문으로 사업을 개편했다. 자동차 부문의 성공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것이다. 

탄 콩은 2012년 말, 탄 콩 E&C를 설립해 자동차 조립 공장, 본사 건물을 포함한 탄 콩 그룹내 부동산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탄 콩E&C는 이후 독자적으로 부동산을 개발, 운영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꽝남성, Dien Ngoc 해변에 위치한 고급 리조트 단지 ‘신라리조트’를 건설하고 있다. 이 리조트는 9층짜리 호텔 및 부속동, VIP Villas, 34채의 럭셔리 빌라로 구성돼 있다. 이 역시 현대쪽과와의 합작품이다.

올해 2월에는 하노이 탄 콩 그룹 본사에서 탄 콩 그룹과 건설분야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에 따라, 현대건설과 탄 콩은 베트남 건설시장에 합작투자는 물론 인프라, 운송, 자본 등 주요 분야의 프로젝트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탄 콩의 행보는 베트남 중공업 기업이 사업을 발전시키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중공업 기업은 핵심 분야에서 성공한 후, 사업 모델을 다각화한다.

자동차 제조업체 Truong Hai(Thaco)는 기아차와 토요타등과 합작해 베트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후 부동산 분야로 진출하고 Hoang Anh Gia Lai에 투자하면서 농업 분야까지 사업을 다각화했다. 
탄 콩 역시, 부동산 이후 농업, 소매업, 금융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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