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임대수익률 전세계에서 가장 높아...일부 한인 밀집지역 임대료 거품

하노이 시내 중심부 일식체인의 임대료는 1000달러인 반면, 비슷한 크기의 한인 밀집지역 중화지점의 임대료는 8000달러다. [사진출처:미디어써클]

하노이 시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했다. 임대 사무실 수익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 경제의 고도성장을 견인하는 외자유치와 이에 따른 해외 기업들의 현지진출이 활발한 덕이다.

하지만 외국인 특수로 인해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일부지역에서는 교민들을 일명 ‘봉’으로 생각하는 현지인 건물주들로 인해 임대료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법인인 사빌즈베트남이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세계 주요도시의 임대 사무실 이익률 보고서에 따르면 하노이시의 수익률은 8.57%로 가장 높았다. 호치민은 7.36%로 4위를 기록했다. 하노이는 지난 2017년부터 수익률 1위를 3번 차지했다.

사빌즈 관계자는 “호치민은 매년 사무실 임대료가 평균 약 8%씩 상승하고 있으며, 입주율도 약 97%수준이다. 하노이와 호치민의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2위는 마닐라(필리핀), 3위 애들레이드(호주),5위 퍼스(호주)로 나타났다.

사무실 임대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베트남의 경제성장과 맥을 같이 한다. 활발한 외자유치와 이에 따른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진출, 그리고 자국기업들의 급격한 성장과 스타트업 활성화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사무실 임대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또 대기업뿐만 아니라 주재원이나 교민들이 새롭게 레스토랑이나 조그만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임대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인교민들이 많이 사는 중화, 경남, 미딩지역에서는 외국인 특수를 맛본 건물주들이 턱없이 높은 수준의 임대료를 요구하면서 한국인들을 봉으로 여기고 있다. 

하노이에서 고급 일식체인 Nhan Sushi(鮮人)을 운영하는 응웬 타이 즈엉 대표는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거리와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사는 거리의 임대료 차이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한인 밀집지역에서 체인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베트남 하노이의 실제 중심지인 롯데호텔이 있는 낌마 거리의 일식건물은 현대식 5층 빌딩을 개조한 것으로 전체 월 임대료가 1000달러 수준이다. 반면,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하노이 외곽 쭝화지역 응웬티딩 거리에 있는 체인점의 경우 비슷한 크기지만 월 임대료가 8000달러로 8배가 비싸다. 

이러한 현상은 창업을 위해서 부족한 임대 사무실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한국인들끼리 출혈경쟁을 일삼은 탓도 크다. 또 한인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한인부동산 중개 사무소에서 서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부당하게 계약해지를 당해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수 없다는 점에서 피해가 우려된다.

하노이에서 법률 자문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애완관련 창업을 위해 미딩 지역에 비싼 월세로 계약을 했는데, 한인 부동산에서 임대료를 두 배로 올려 또 다른 한인을 밀어 넣는 바람에 주인에게 강제로 계약을 파기 당했다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많은 교민들이 세금과 절차상 문제로 자신명의의 투자법인 없이 현지인 명의를 빌려서 개인가게를 여는 경우가 많다보니 딱히 피해를 하소연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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