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둔화에 호주와 뉴질랜드가 불안하다. 호주와 뉴질랜드 양국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이다. 특히 세계 최대 철광석 소비국인 중국에서 수요 둔화는 세계 최대 철광성 수출국인 호주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리서치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가 중국 둔화에 가장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의 경우 철광석과 석탄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하방경직성이 특히 강하다. 철광석과 석탄은 올해 가장 많이 가격이 떨어지는 원자재로 기록될 것이라고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예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는 올해 내내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둔화로 원자재 수요가 줄고 가격도 떨어지면서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에 하락압박이 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세계성장도 둔화하면서 전체 원자재 교역규모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전망했다. 

캐나다 달러 역시 중국 둔화에 하락 압박을 받는 원자재 관련 통화에 속한다고 외환브로커 FXTM의 자밀 아흐마드 환율전략본부장은 말했다. 아흐마드 본부장은 CNBC방송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중국 수요감소에 대한 두려움으로 유가가 바닥을 친다고 가정하면 캐나다 달러, 러시아 루블 같은 원자재 통화들이 강력한 하방 압력에 놓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링깃, 인도네시아 루피아, 싱가포르 달러도 중국 둔화에 취약한 아시아 통화에 포함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달러는 원자재 급락으로 지난해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인 G10(주요10개국) 통화였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캐나다와 뉴질랜드의 식품, 에너지, 금속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보면 놀랄 일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호주 달러는 중국과 더불어 내수 불안까지 겹치면서 올해도 크게 떨어졌다. 

호주달러는 지난해 2월 0.7918미국 달러까지 올랐지만 현재 0.7미국달러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중국은 지난달 다롄(大連)항의 호주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환경보호 이유를 들었지만 호주가 차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 중국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한 데애 따른 보복조치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호주달러 약세는 중국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고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설명했다. 아흐마드 본부장은 호주달러에 대해 '국내 경제보다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글로벌 트렌드에 영향을 받는다'며 원자재 통화 가운데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아흐마드 본부장은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의 잠재적 랠리를 촉발할 촉매제를 하나만 꼽는다면 미중 무역긴장의 해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를 끌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둔화 때문에 추가 랠리는 단기에 끝날 것이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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