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청와대 청원란 캡처

롯데그룹 계열사(코리아세븐)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란에 자신이 재직 중인 회사의 처우를 고발했다.

12일 롯데 계열사 추정 직원은 청와대 청원란에 "존경하는 대통령님 저는 대한민국에 사는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라는 문구로 글을 시작하면서 "롯데그룹은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와 수많은 직원들을 산하에 두고 재계 5위의 그룹으로 올라있으며 수많은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지만, '포괄임금제'라는 허울로 수많은 직원들을 52시간 근무외로 강제 노동을 시키고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겉으로는 'happy time' 근무제라 하여 컴퓨터가 18시 이후 강제로 꺼지게 만들어 놓았지만, 실제로는 프로그램을 지우며 일을 하라고 하며, 퇴근키를 찍고 근무를 시키며 휴일날에도 근무를 강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resh food store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모든 경영주 및 직원들에게 도시락을 할당, 구매케 하고있으며 그를 달성하지 못할 시 9000여의 경영주 및 직원들에게 강제 구매 시키고 있다"면서 "판매가 되지 않은 도시락은 발주 수량 달성을 위해 빛도 보지 못 하고 버려지는 음식이 한 두 개가 아니고, 음식물 폐기 비용은 고스란히 다시 경영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사 이외에 타 계열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해당 직원은 ▲롯데 쇼핑의 직원들 핸드폰 검사 (회사 관련 어플리케이션의 설치유무 검사) ▲롯데 정보통신 직원들의 강제 출근 및 강제야근 ▲하이마트 직원들의 퇴근키 사용후 연장근로  ▲롯데마트의 강제 연차 사용 및 출근 요구 ▲실적이 없는 롯데 지주의 성과급 400% 몰아받기 등을 토로했다.

이 직원은 "아이러니 하게도 저희 계열사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주신 '일하기 좋은기업'이라는 표창장이 본사 입구에 걸려있다"는 말도 남겼다. 끝으로 "위 사실은 사실과 다름이 없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공식 블로그 캡처

그동안 롯데는 블로그 등에 '남은 연차와 휴가 보장해주는 여가친화기업 롯데'라는 문구를 내걸고 홍보해왔다. 일례로 롯데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 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여가친화기업 인증제'에서 여가친화기업 인증을 받았다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청와대 청원란에 올라온 글이 단순 비방 목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내용 자체만 놓고 본다면 대외에 알려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외에도 각종 캠페인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시켜오고 있던 상황이어서 업계 안팎의 충격은 더 컸다. 해당 글에는 이미 일부 언론사들이 연락을 바란다며 댓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떤 회사도 모든 직원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럼에도 롯데가 난처할 수밖에 없는 것은, 지난 수년동안 오너 분쟁 등 각종 리스크로 홍역을 치러오다가 지난해 말부터 비교적 잠잠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어느 기업보다 이미지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서 청원글이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치명적인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롯데가 다시 찾아온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 가져볼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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