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발효되면서 일본기업 베트남 투자 더욱 활발해져

세계 각국간 새로윤 교역질서 새판짜기가 한창이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글로벌 교역질서의 새판짜기가 시작되면서 한국의 신남방정책 허브인 베트남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흔들린 시장을 두고 세계 각국은 합종연횡을 거듭하면서 자유무역의 경제권을 차지하려는 시도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새판을 짜기 위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 중 베트남을 중심으로 일본과 치열한 투자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경우 베트남과의 새로운 교역전략을 짜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으로 다가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현지언론들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을 비롯해 일본, 호주, 캐나다 등 환태평양지역을 아우르는 자유무역 지대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은 이미 지난해 12월 30일 발효됐다.

세계 11개국이 참여하는 이 다자간 무역협정에 서명한 나라는 베트남과 일본,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등이다. 이들 11개국이 세계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9%, 세계 교역량에서의 비중은 15.2%에 달한다.

이후 일본의 대 베트남 투자는 올해 더욱 활발해졌다. 지난해 베트남의 FDI 선두는 일본이었다. 총 86억 달러로 전체 24.2%를 차지했으며, 2위 한국은 72억 달러로 20.3%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일본 정부주관으로 상공회의소와 무역투자진흥공사가 잇따라 무역과 투자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베트남을 방문했다. 새롭게 열린 투자기회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응우웬 쑤언 푹 총리는 "최근 일본 상공회의소가 투자기지를 다른 나라에서 베트남과 메콩강 인근국가들로 옮기기로 했다. 일본 기업들 자리 잡을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먼저 섬유, 수산업 부문 기업들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발효된 CPTPP와 같은 경우, 회원국간의 수입 수출시 관세의 95% 이상을 철폐하도록 했다. 베트남은 이런 협정을 통해 다양한 국가에 저렴한 가격으로 자국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의 섬유, 수산업은 한국과 교역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협정국이 아닌 한국의 경우 세금으로 인해 베트남이 일본 등 다른 국가에 비해 경쟁력을 갖기가 힘들어졌다. 

베트남 섬유그룹 비나텍스(Vinatex)는 올해 섬유 및 의류 수출을 지난해 대비 8-10%(목표액 400억 동 이상) 끌어 올리는 것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생산율은 지난해 대비 5% 증가시킬 계획이다.

Vinatex그룹의 레 띠엔 쯔엉(Le Tien Truong)회장은 “CPTPP로 인해 수출은 연간 53억 달러 이상 늘어날 것이다. 이 중 대 일본 수출액은 40억 달러, 대 캐나다 및 호주 수출액은 각각 10억 달러 늘어나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이 발효되면 대 EU 수출 금액도 연간 40억 달러 늘어나 총 수출 금액은 400억 달러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Vinatex는 올해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5~7%, 이익은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대로 수출 및 이익이 증가하면 Vinatex는 올해 말 베트남 주식 시장 상장사 중 상위 10위권에 진입하게 된다. 

올해 섬유 산업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 미-중 무역 전쟁 지속, 유럽 국가들의 브렉시트 등으로 원자재 수입 및 환율 변동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최저 임금과 전기 가격 인상 등으로 국내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Vinatex 그룹 계열사인 비엣띠엔(Viet Tien)은 시장 및 고객 기반 확대와 품질 향상을 통해 수출을 증대시키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고 있다. 

Viet Tien 섬유의 부이 번 띠엔(Bui Van Tien)대표는 “2020년까지 목표 수출액은 10억 달러, 연평균 성장률 목표는 10%”라고 밝혔다.

베트남내 다른 섬유 및 의류 기업들도 올해 생산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수산업 기업들은 FTA 협정에 따른 수출 확대 기회를 살리기 위해 생산 설비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베트남 수산물 수출 및 생산자 협회(VASEP)의 또 띠 트엉 란(Tô Thi Tuong Lan) 사무총장은 올해 수산업 수출을 지난해 대비 11% 증가한 1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새우 40억 달러, 생선 24억 달러, 기타 해산물 33억 달러를 수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민 푸(Minh Phu)수산그룹의 레 반 꽝(Le Van Quang) 회장은 올해 7만7400톤의 새우(수출액 8억5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보다 15% 향상된 수치다. 이 회사의 2018년 세전 이익은 1조2000억 동이었으며 올해 목표는 2조3000억 동이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공장을 인수,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다낭에 본사를 둔 뚜언 푹(Thuan Phuoc)수산회사 역시 가공 공장 설비를 확대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