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 국내외 증시는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국내증시의 경우에는 2월 말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내부 센티멘트가 약화된 가운데 대외 경기지표 부진 소식과 맞물려 조정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당분간 새로운 모멘텀을 찾기까지 전반적으로는 관망세가 우세한 시장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큰 틀에서 바라보면 미중 무역분쟁 관련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고,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완화기조 선회 기대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올해 연초 증시 랠리를 이끌어 왔던 시장 성격의 기조적인 변화는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각론에서 볼 때 올해 1~2월 증시 랠리가 진행된 상황에서 최근 발표된 주요국의 경기 지표들이 시장의 기대보다 부진하고, 3월 말로 기대됐던 미중 정상회담이 지연될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불확실성이 증가한 점이 경계심리 자극 및 증시 상승탄력 둔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주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까지 큰폭으로 하향 조정한 점이 시장의 우려를 자극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ECB는 경기 여건 악화를 인정하고 당초 올해 여름이후 기준금리 인상안을 연말까지 동결로 전환하고, 9월부터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을 도입한다고 밝혀 새로운 통화완화 기조로의 전환 및 경기 하강 압력에 대응을 시사한 상황이다. 유로존은 경기 우려와 유동성 기대라는 호악재의 양면이 공존중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영국은 이번주에 브렉시트 관련 중요한 변곡점에 처하게 된다. 브렉시트 수정안 표결과 노딜 브렉시트 여부, 브렉시트 시기 연기 투표가 연이어 진행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대로 브렉시트 연기로 결론이 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지난 주말 발표된 2월 고용지표에서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2만명 증가에 그쳐 2017년 9월 이후 가장 적은 증가폭을 기록한 점도 경계 요인으로 등장했다. 반면 2월의 지표 부진은 미국 중서부 지역의 한파와 연방정부 셧다운의 일회성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시간당 평균 임금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실업률이 오히려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2월 고용 부진을 경기 침체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해 보인다.

중국의 경우에는 2월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20% 이상 감소해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다만, 올해 2월 중국의 춘절은 지난해보다 일찍 시작됐고, 연초 밀어내기 수출 물량이 1월에 집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당초 2월 수출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돼 온 상황이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장에서 3월 말로 기대돼 왔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미 일정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다만 제 2차 북미정상회담처럼 정상간의 회담에서 협상 결렬을 맞는 상황을 피하고자 미중 양국이 신중을 기하고 있는 영향도 있다는 점과 4월 중으로 미중 정상회담 연기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기대 여지를 갖게 하는 부분이다.

일단 중국 전인대에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금지를 강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는 점에서 이번주중에 통과 여부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일차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올해 글로벌 증시는 1~2월 랠리가 진행돼온 상황에서 최근 등장한 요인들이 일정부분 차익매물 출회 심리를 자극중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큰 틀에서 바라보면 미중 무역분쟁 관련 리스크 완화 및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완화 선회라는 두가지 큰 축에서 기조적인 변화는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연초 이후 시장의 성격 역시 기조적인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김승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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