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매력 높지만..불황 속 대형마트 공모 규모 커 '부담'도

홈플러스

주식시장에 초대형 리츠(부동산투자전문뮤추얼펀드)가 등장한다. '한국리테일홈플러스 제1호 위탁관리리츠'(홈플러스 리츠)가 주인공이다.

국내 51개 홈플러스 매장을 투자자산으로 하는 대형 리츠로, 오는 29일 상장할 예정이다. 전체 시가총액은 2조2400억원에서 2조4700억원 사이로, 한화(3월 11일 기준, 2조2825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홈플러스가 지분의 30%를 소유하고, 나머지 70%는 공모한다.

투자자들은 홈플러스 매장의 부동산을 사들이고, 꼬박꼬박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올해 배당수익률은 6.6~7%, 내년 배당수익률은 6.9~7.4%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홈플러스 리츠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리츠 투자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성장을 보이던 상장 리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어서다.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의 뉴코아아울렛·NC백화점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리츠코크렙과 판교·용산의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신한알파리츠까지 상장했지만, 전체 6개 리츠 시총 합계는 7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홈플러스 리츠가 상장하면 리츠 시장은 세 배 이상 성장하는 셈이다. 더욱이 홈플러스 리츠는 글로벌 리츠지수인 EPRA(European Public Real Estate Association) 편입 요건을 갖추면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까지 가능하다는 평이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부동산지수 편입과 글로벌 투자자의 유입은 향후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홈플러스 리츠가 성공하면 롯데와 신세계, 농협 하나로마트 등도 리츠 설립에 나설 분위기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년 7%가량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다만 '홈플러스 매각설'은 투자자들의 불안요소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로, 언젠가는 홈플러스를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계약해지와 임대료 하락 등의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홈플러스 리츠의 임대차 계약도 12~16년으로, 기간이 만료되면 일부 매장은 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임대 계약을 매장 16~18개씩 3개의 그룹(tranche)으로 묶어 진행했으며, 해지하려면 그룹별로 일괄 해지해야 해 위험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계약 해지 시 위약금을 지불할 의무도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신중한 눈치다.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워낙 대규모 리츠다 보니 투자자 사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며 "매력 있는 것은 맞지만, 리스크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는 기관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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