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DP 대비 경상흑자 4.7%..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밑으로

경상수지가 81개월째 흑자 행진했지만 지난 1월 흑자 규모는 9개월 만에 최소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도체와 대(對) 중국 수출 감소세가 커지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축소된 여파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9년 1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1월 경상수지는 27억7000만 달러 흑자였다. 경상수지는 2012년 5월부터 시작한 흑자 행진을 81개월로 늘렸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 4월(13억6000만 달러 흑자) 이후 최소였다.

상품수지 흑자가 축소된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는 56억1000만 달러 흑자로 작년 2월(55억7000만 달러 흑자) 이래 가장 작았다.

수출이 493억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4% 줄어들면서다. 수출 감소 폭은 작년 9월(-6.2%) 이후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9월에는 추석 연휴 때문에 영업일 수가 4일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1월에는 주력 품목의 단가 하락이 수출 감소로 이어져 일시적인 요인 탓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22.6%, 석유제품은 4.6% 각각 줄었다.

경기 둔화 우려, 무역분쟁 여파 등으로 대 중국 수출은 19.2%, 저유가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정정 불안 등으로 중동 지역 수출도 26.6% 줄어드는 등 감소 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원유 도입 단가가 하락세로 전환하고 기계 등 자본재 수입이 감소하면서 수입도 437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0%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36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작년 1월(44억4000만 달러 적자) 이후 가장 컸다.

세부적으로 보면 여행수지가 18억6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여행수지의 경우 중국인, 일본인 입국자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8.7%, 23.6% 증가하며 1년 전 같은 달보다 적자 규모를 줄였다.

출국자 수가 291만명으로 역대 최대였지만 여행 지급은 오히려 1년 전 같은 달보다 줄어든 영향도 있다.

저가항공사 노선 증가와 온라인 가격비교 활성화의 영향으로 저가 여행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돼 해외여행객 1인당 씀씀이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출국자 수를 여행 지급으로 나눠보면 산술적으로 해외여행객 1인당 평균 씀씀이는 작년 1월 1131달러에서 올해 1월 1013달러로 줄었다.

운송수지는 2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급료·임금·배당·이자 등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14억 달러 흑자였고 이전소득수지는 6억3000만 달러 적자였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0억 달러 증가를 기록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32억7000만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16억 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58억8000만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0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 약화,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등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된 여파로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파생금융상품은 1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 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1억6000만 달러 늘었다.

지난해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4.7%로 전년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가운데 하나인 'GDP 대비 3% 초과'에 해당했다.

반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79억 달러로, 또다른 환율조작국 요건인 '200억 달러 초과'에 걸리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4월에 나올 미 재무부의 환율정책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환율조작국 3대 기준 가운데 1개에만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2개에 걸렸다.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은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 달러 초과)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 ▲환율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3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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