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내증시는 지수관련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중심의 수익률 게임 흐름을 예상하는 시장의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이머징 주가 반등의 주요 배경인 G2 무역협상의 원만한 진행과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무드와 신흥시장의 주가복원 시도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국내증시의 경우 2월 말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도출 실패와 MSCI EM(신흥시장) 지수내 중국시장 편입비중 확대 발표 등으로 향후 외국인 매수 강도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환경들을 점검해 보자.

우선 리스크 요인을 살펴보면 2월 말 베트남에서 진행된 2차 북미정상회담은 합의문을 작성하지 못한 채 종료돼 비핵화와 전면적 제재 해제를 의미하는 ‘빅딜’까지의 여정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 상황이다.

정치적 이슈는 예단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베트남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과 북한 노동신문의 보도내용 등을 고려하면 협상의 틀 자체가 무산되거나 한국증시의 시스템 리스크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랐던 북미정상회담 결렬이 MSCI 신흥국지수내 중국 편입비중 확대 영향과 맞물릴 경우 국내 증시에서 일정부분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는 신흥시장(EM) 지수내 중국 A주의 시가총액 편입비율을 기존 5%에서 올해 20%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주말 발표했다. 중국 A주는 올해 5월 10%, 8월 15%, 11월에 20%로 세 단계로 나누어 신흥시장 지수 반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로 인해 신흥시장 지수내 중국 비중이 증가하고 한국과 대만, 인도 등 여타 국가의 비중은 감소하게 된다. MSCI 신흥지수 추종자금 추정치인 약 1조9000억 달러와 5월부터 11월까지 한국 비중 감소분을 감안하면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의 한국증시 이탈규모는 이론적으로 약 17조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외국인 매매동향은 중국비중 영향뿐만 아니라 여타 대외여건들로부터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론 수치를 액면 그대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한국증시에서는 지난 2017년 7월 이후 2018년 연말까지 외국인 누적 순매도 규모가 약 10조원 수준을 기록해 보유 비중이 낮춰진 상황임에 실제 자금 이탈 규모는 이론 추정보다는 작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수급측면에서 호재는 아니다.

또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증시 기업실적 시장 컨센서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실적 개선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올해 국내기업 전반의 실적 전망치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연초 이후 이어진 국내증시의 상승이 일시적 베어마켓 랠리로 그칠지 혹은 추세화될지는 올 하반기 실제 실적의 흐름이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수 영향력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따라 올해 2분기 들어서는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의 전조가 될 반도체 가격 흐름이 주요 가늠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긍정적인 요인들을 살펴보면 유동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우호적이다. 3월 FOMC 회의에서는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완화정책이 추가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보유자산 축소 중단과 관련해 논의가 구체화될 수 있다는 점과 점도표의 하향 조정 가능성은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유럽중앙은행(ECB)도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하반기 금리 인상 방침을 철회하고 오히려 금융완화 조치를 시사할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3월에 정치행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라는 양회가 약 2주일간 개최되는데 이때 경제성장률 목표 등 정책 방향과 경기 부양책들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여파가 미중 무역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당초 이달 2일부터 예정됐던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연기됐고, 미국내에서는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및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최종 단계 근접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중국 경기 서베이 지표인 서프라이즈 지수와 중국 증시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미중 갈등 완화 가능성을 시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들을 요약해 보면, 올해 이머징 주가 반등의 주요 배경인 G2 무역협상의 원만한 진행과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경우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무드와 신흥시장의 주가복원 시도는 3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기대된다.

다만, 국내증시는 북미정상회담 합의도출 실패와 MSCI 신흥시장 지수내 중국 비중 확대 영향 등으로 인해 향후 상승 탄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당분간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중심의 수익률 게임 전개 가능성이 우세한 국면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