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KT&G(릴)와 필립모리스(아이코스)가 양분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밀린 BAT코리아(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가 뒤늦게 '글로 미니'로 승부수를 던졌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BAT코리아는 '글로 시리즈2 미니'를 출시한다. 글로 미니는 고객 선호를 반영해 휴대성을 대폭 개선하고 미니 사이즈임에도 강력한 배터리 성능이 특징이다. 기존 '글로 시리즈 2' 대비 무게와 크기를 약 20% 줄였다. 또 충전 시간을 33% 단축해 사용 편의성을 개선했다.

앞서 BAT코리아는 작년 7월, 글로 전용 스틱인 네오를 새롭게 출시했지만, '2강' 체제인 시장 상황을 뒤집는데는 실패했다. 이런 까닭에 글로 미니는 BAT코리아의 야심작일 수밖에 없다. 

성능면에서 보면 KT&G의 릴과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기능 면에서는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2미니

그러나 이미 기기를 구매한 고객들이 쉽게 전자담배를 바꾸지 않는 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양강 체제를 구축한 두 회사 모두 휴대성에 초점 맞춘 미니 시리즈와 디자인에 초점 맞춘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어서다.

또 두 제품은 '비공식'이긴 하지만 호환성까지 갖췄다. 각 제조사 측에서는 추천하지 않지만, 궐련인 핏과 히츠가 거의 비슷한 크기여서 호환해서 사용이 가능하다. 

가격 측면에서도 릴 미니와 글로 미니가 동일한 정가 10만원이다. 할인코드를 통해 최종 구매할 수 있는 가격 역시 두 제품 모두 7만원이다. 가격 차별화로 릴 사용자들을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 BAT코리아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싸움이 아닌 상황이다.

이렇듯 각 담배회사들이 전자담배 시장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는 것은 성장이 어려운 담배산업의 유일한 '활로'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 25일 발표한 '2018년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히츠, 네오스틱, 핏 등 전자담배 판매량은 3억3200만갑으로 2017년(7870만갑)보다 4.2배 증가했다. 전체 담배 시장에서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2.2%에서 9.6%로 높아졌다.

궐련형 일반 담배 판매량은 34억4470만갑에서 31억3910만갑으로 8.9% 줄어들었다. 전자담배까지 포함한 담배판매량은 34억7220만갑으로 2017년(35억2340만갑)과 비교해 1.5% 가량 감소했다. 담배 소비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전자 담배가 궐련형 일반 담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는 모습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그야말로 격전지다. BAT코리아 측은 글로 미니 발표 당시 앞으로 꾸준히 신제품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는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BAT코리아가 'KT&G-필립모리스'라는 양강 체제를 깨뜨릴 수 있을지 지켜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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