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립무원, 유럽 이어 중동도 화웨이 장비 채택


유럽에 이어 중동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의 반(反) 화웨이 진영이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공격이 결국 화웨이의 브랜드 이미지만 높여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동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차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건설에 화웨이 장비를 쓰기로 결정했다. 

UAE는 26일(현지시간) 연내 발주할 5G 네트워크 공사에서 값싸고 성능이 좋은 화웨이 장비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와 UAE의 국영 이통사인 에티살라트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화웨이와 에티살라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WMC)에서 이같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중동에서 사우디와 더불어 대표적인 친미국가다. UAE는 미국 정보기관과 정보교환을 하고 있으며, 미국산 무기도 많이 구입해 왔다.

UAE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도 화웨이 장비를 채택했다. 25일 중국의 경제전문 매체인 차이신은 지난 22일 중국-사우디 투자 협력 포럼에서 마크 슈 화웨이 부사장이 "사우디가 화웨이 장비를 선택했다"며 "연내 사우디는 5G 건설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유럽의 주요국인 영국과 독일에 이어 이탈리아도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뉴질랜드도 반화웨이 진영 탈퇴를 선언했다.

화웨이가 다양한 국가들의 지지를 등에 업으면서 미국의 반 화웨이 캠페인이 오히려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여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반화웨이 캠페인을 벌일 만큼 화웨이가 위협적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화웨이가 가장 선진적인 장비업체라는 인식이 대중들에게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SCMP는 평가했다.

창업자인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도 최근 미국의 CBS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료들이 화웨이의 가치를 비약적으로 키워주었다"며 "미국의 위대한 인물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만 해도 5G를 아는 일반인은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5G를 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덕분에 엄청난 광고효과를 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가 더 유명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계약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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