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의 SK텔레콤 전시장 모습. (사진=SK텔레콤)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가 개막한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5세대(G) 이동통신망과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이다. 5G는 현재 우리가 쓰는 4G(LTE) 통신망보다 속도가 최대 100배 빠르면서도 수백개 기기가 안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통신망을 말한다.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막대한 데이터가 필요한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 모두 5G를 기반으로 한다. 5G 시대가 열려야 4차 산업혁명도 시작된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배척 움직임도 사실상 5G 주도권을 중국에 넘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배경이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로 월등한 가성비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노키아, 에릭슨, 삼성전자 등 경쟁자들이 화웨이 견제에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이번 MWC에서 이통 3사를 앞세워 5G 기술을 대거 소개한다. 우선 SK텔레콤은 5G 가상현실(VR)로 공간 한계를 극복하고, AI가 산업생산성을 높이는 등 첨단 기술이 펼칠 미래 생활상을 선보인다. 

SK텔레콤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은 VR 기기를 통해 현실세계를 그대로 복제한 호텔, 사무실, 쇼핑몰 등의 가상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가상 공간에서 회의를 열거나 집안 인테리어를 바꾸고, 교육을 받는 등의 생활이 가능하다. 

KT는 5G로 한국과 스페인을 실시간으로 연결한다. 행사장에서 부산 해운대 상공을 비행하는 스카이십을 직접 조정하고 촬영한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의 하늘을 나는 생생한 체험이 가능한 것이다. 

이밖에 5G와 AI를 장착한 로봇이 일하는 미래 호텔, 지능형 CCTV 통합관제시스템, 기가 라이브TV를 볼 수 있는 5G 플레이그라운드 등도 마련됐다. 

최근 국내 최대 케이블TV 사업자 CJ헬로를 인수하며 '꼴찌의 반란'을 꿈꾸고 있는 LG유플러스는 5G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역량을 강조한다. 5G를 접목한 프로야구 서비스는 전체 야구 경기장을 초고화질 4K 영상으로 촬영해 전송하며 '경기장 줌인(Panoramic View)' 기능으로 현장 화면을 실시간으로 확대해 볼 수도 있다.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지난 20일(현지시간) '갤럭시 폴드'를 발표하면서 경쟁의 불을 지폈다. 

갤럭시 폴드는 스마트폰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 스마트폰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000달러에 육박하는 무지막지한(?) 가격이 유일한 약점으로 꼽힐 정도다. 

앞서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이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를 내놨지만, 조잡한 완성도에 혹평을 받았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앞다퉈 폴더블폰을 발표할 전망이다. 가만히 앉아 삼성전자에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 업체의 폴더블폰은 아웃폴딩 방식이 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가 안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접히는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사용과 관리가 쉽지 않다. 그러나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갤럭시 폴드보다 훨씬 저렴할 수 있다. 

5G 부문에서는 다행히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한국이 시장을 놓치지 않을 시간 여유를 얻었다. 하지만 미중 무역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경쟁력을 충분히 강화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 분야에서는 중국이 바짝 쫓아오는 모양새다. 중국 업체의 막강한 공격을 물리치고, 시장을 수성하는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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