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두산건설 구하기에 맏형 두산중공업이 나섰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적자 수렁'에 빠진 두산건설에 자금을 수혈한다. 

두산중공업의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소식에 투자자들은 패닉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증자는 주가 하락의 요인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8.84% 하락한 8350원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로는 11.6%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0.9% 오른 점을 고려하면 참담한 성적이다.

증자 이유가 두산건설 지원을 위해서라는 점은 기존 주주들은 불만이다. 두산중공업은 증자로 마련한 5000억원과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확보한 3500억원 중 두산건설에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문제는 국내 건설 시장이 여전히 불확실성하고, 계속된 지원으로 두산중공업의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두산건설은 지난해 건설경기가 상당 기간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 조치로 대손충당금 설정 등에 5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다. 또 올해 계획된 주택 할인 분양과 지연 프로젝트의 올해 예상 손실액 등을 선반영하면서 대손충당금이 9000억원으로 53.7%나 급증했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자회사인 두산건설의 대규모 손상차손 인식과 영업 부진으로 지난해 4000억원대의 순손실을 냈다. 두산건설에서 3390억원 규모의 손상 차손이 발생했다.

증권가에서는 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과 불확실성을 이유로 두산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낮추고 있다.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앞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2017년 연말 유상증자 공시 후 주가가 각각 28.8%, 28.9% 폭락했다.

이에 DB금융투자는 두산중공업의 목표 주가를 1만2800원에서 8200원으로 36%(4600원) 하향 조정했고, 대신증권도 목표 주가를 1만500원에서 9000원으로 14.3%(1500원) 내렸다. IBK투자증권은 1만3000원에서 6400원으로 대폭 낮췄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의 증자 결정 주된 목적이 두산건설의 유상증자 참여에 필요한 자금 마련인 점은 기존 주주들에게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 "증자는 예상했던 시나리오이지만 기존 예상보다 대규모"라면서도 "국내 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룹사의 계속된 지원으로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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