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들어 국내증시 코스피는 2,200포인트선 부근에서 방향성을 탐색 중인 모습이다.

올해 연초 이후 2월 초까지 국내증시에서 4조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들이 최근 매도우위로 돌아선 수급 변화의 영향으로 지수 상승 탄력은 다소 둔화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의 둔화는 일정부분 1월 중 상승폭 확대에 따른 차익매물 영향도 있겠지만, 최근 달러화의 강세 흐름과도 맞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달러화 상승은 무역분쟁 휴전 시한인 3월 초에 임박한 경계심리, 유럽 경기 및 브렉시트 불확실성 관련 유로화 약세 등에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같은 시점에서 지난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점과 미국 상무부가 백악관에 보고한 자동차 산업보고서에서 수입자동차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소식은 불확실성이 추가된다는 측면에서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지난주 미국 양당은 새 예산안 합의를 통해 국경장벽 건설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57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예산을 배정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었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확보를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방부와 재무부 예산 일부를 포함, 총 80억 달러를 예산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미국 내에 정치적 노이즈가 불거질 가능성은 우려 요인이다. 다만, 양당 간의 소송전으로 번질 경우 대법원 판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과 일단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 재발 우려가 완화됐다는 측면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현재 시장 민감도는 크지 않은 추이다.

아울러 미국 상무부의 수입차 국가안보 위협 보고서는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유럽,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자동차 산업에도 긴장감을 주고 있다. 하지만 90일간의 검토기간이 있음을 감안하면 우려 요인이더라도 단기적인 시장 민감도는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2월 말 북미 정상회담 이벤트와 미.중 무역협상 시한 연기 가능성 및 3월 양회에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정책 발표 가능성, 2019년 국내 추경 예산편성 및 조기집행 가능성 등은 국내증시 조정압력 완화요인으로 기대된다. 현재 호재 및 악재는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중 양국이 지난주 중국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한 데 이어 금주 미국에서 미.중 정상회담 전 양해각서(MOU) 형태의 중간 합의를 만들어내기 위해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는 소식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번주 협상 과정을 통해 MOU가 완성된다면 관세 유보 시한 연장 및 무역협상의 진전 기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3월 초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핵심 키워드가 시장 친화정인 정책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기대요인이다.

이러한 상황을 정리해 보면 최근 달러화 강세와 맞물린 외국인 매수세 유입 둔화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환경이며, 미국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가능성은 경계 요인이다.

반면, 최근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이보다 3월 초 무역협상 마감시한 이후 미.중 무역분쟁의 완화 여부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재와 악재의 균형을 통해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지 않는다면 종목별 수익률 게임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는 환경으로 기대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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