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국내 시장 점유율 50%도 '위태'…해외 시장은 '선방'

신라면건면

'국민 라면'으로 불리는 신라면이 33년 만에 3세대 제품을 내놨지만, 농심의 주가가 시원찮다. 업계 2위인 오뚜기가 맹추격에 나선 탓이다.

이대로라면 농심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주가는 전날 27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초보다는 다소 올랐지만, 지난 2016년 초 주가가 54만원까지 갔던 점을 고려하면 반 토막 난 셈이다.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가 9% 오른 것을 반영하면, 농심의 주가 상승률(7.9%)은 아쉬운 성적이다.

반등을 위해 농심이 2년여의 연구 끝에 1세대 '신라면'과 2세대 '신라면블랙'에 이은 '신라면건면'을 내놨지만, 반응은 잠잠하다 못해 썰렁하다.

라면 시장에서 농심의 독주가 끝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농심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50% 초반으로 추정된다. 한때 70%를 웃돌던 것을 고려하면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엔 업계 2위인 오뚜기가 맹추격에 나서면서 점유율이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오뚜기 점유율은 30%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의 라면 시장 점유율(중량 기준)이 지난해 말 역대 최대치인 28.6%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농심에 대한 국내 라면시장 상황이 호의적이지 않다"며 "지속해서 농심의 점유율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다만 농심의 해외 매출은 나쁘지 않다. 미국서는 라면시장 점유율이 20%에 근접한 상태며, 중국에서도 판매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에서는 동부에 신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농심은 올해 부진을 극복할 전망"이라며 "미국과 중국 모두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가 가능하고, 지난해 부진했던 미국의 수익성도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점유율 경쟁이 완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는 "국내 라면시장은 2014~2018년에 경쟁사의 물량 위주의 점유율 전략과 저가 정책 지속, 업계의 적극적인 신제품(프리미엄 라면) 출시 등으로 경쟁이 치열했다"면서도 "올해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신제품보다는 기존 제품 소비 활성화, 기존 제품 확장, 포장·용기 다양화(소형화) 등으로 점유율 경쟁이 완화하고 마케팅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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