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마감시한이 2주 가량 앞으로 다가왔다. 양국 정상이 지난해 말 만나 합의한 90일 휴전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협상 시한인 3월 1일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감시한 연장을 시사했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 미중 협상단은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이해 차이를 좁혀가고 있지만, 구체적인 합의문이 도출될지 미지수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별로 씨티그룹이 내놓은 3가지 투자 시나리오가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씨티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협상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기술주와 산업주가 가장 큰 폭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이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만나지 않고서 합의문이 발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 정상회담이 (무역협상의) 마감시한인 3월 1일 이전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양국간 무역긴장이 더 팽팽해질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짙어졌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은 이번 협상의 진전 여부에 따라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를 내놨다. 

◇ 불마켓 확률 5%...포괄적 합의문 도출

첫번째는 강세장(불마켓)이 될 시나리오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5%로 가장 낮다. 미중 양측이 포괄적인 종합적인 합의문을 도출하는 케이스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유 수입을 지속하는 등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조치와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미국 투자자에게 시장 문호를 더 개방하는 노력을 포함할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예상했다. 

이럴 경우 올해 말 세계 증시가 10% 급등할 수 있다고 씨티그룹은 예측했다. 또 대두유, 곡물, 구리,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원자재와 이머징 시장이 승자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서는 기계관련주가 급등할 수 있다. 씨티그룹은 "캐터필러(중장비업체)와 같은 대형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며 "미국산 대두유 가격이 올라 농기계 업체들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 현상유지 확률 55%...세계 증시 5% 상승

두번째는 현상태와 비슷하게 유지되는 경우로 이러한 시나리오가 도출될 확률은 55%라고 씨티그룹은 예측했다. 이 시나리오의 경우 중국이 2020년 말까지 최대 2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미국산 농산물과 공산품을 더 개방하기로 합의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중국이 지식재산권 보호 관련법 집행을 강화하고 제조업 육성책인 '메이드인차이나 2025' 기조를 누그러뜨리는 것을 포함한다. 이 경우 양국이 서로를 향한 고관세를 일시 중단하고 좀 더 영구적인 합의를 위한 추가적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봤다. 

씨티그룹은 두번째 시나리오의 경우 딱히 뚜렷한 호재나 악재가 없으면서 12월까지 글로벌 증시는 5% 수준에서 완만하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주식시장에서는 운송관련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 개선으로 운송 수요가 회복되고 우려됐던 소비재에 대한 관세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베어마켓 확률 40%...합의 실패로 관세전쟁 재개

세번째는 가장 비관적인 약세장(베어마켓)이 될 시나리오로 가능성은 40% 수준으로 낮지 않다. 미중 무역협상이 실패로 끝나면서 미국이 2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10~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중국 역시 600억달러 벌금에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즉각 매길 것이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가 10~15% 급락할 수 있다고 씨티그룹은 경고했다. 특히 애플과 같은 소비재 기술기업이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IBM과 시스코와 같은 대형IT기업들은 애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다. 이 기업들은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와 경쟁으로 인해 지난 수 년에 걸쳐 중국 의존도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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