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증시 코스피가 지수 2,200포인트선을 넘어선 후 숨고르기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9월 말 단기 고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초에 저점을 형성한 바 있다. 지난 4분기 조정 흐름이었다면, 올해 연초 이후 1월은 지수 조정폭의 절반 수준 되돌림 과정, 그리고 현재는 향후 방향성을 탐색하는 갈림길에 들어선 모습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고민의 대상은 최근 조정을 이번 랠리의 일단락으로 볼 것인지 혹은 기술적 조정 이후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인지의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여건들에 대해 점검해 보자.

2018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한 상황에서 G2 무역분쟁 심화,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가속화 등이 맞물리면서 급격한 경기 침체 발생 우려로 지난 6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지수 조정폭이 확대되는 상황이 초래됐다.

한편, 올해 국내증시 반등의 주요 배경은 이같은 환경이 변화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신중모드 선회, 12월 미.중 정상의 무역분쟁 조건부 휴전과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 등으로 인해 유동성 개선 기대 및 급격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된 점 등이다.

반면, 지난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무역협상 마감기한까지 만날 일이 없다고 대답해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다.

미.중 정상이 지난해 12월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만나 '90일 휴전'에 합의해 협상 시한인 3월 초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회담 불발은 시장의 우려를 자극하는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로 수정하면서 지난해 11월 전망치 1.9% 대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점도 악재로 추가된 상황이다.

올해 연초 이후 국내외 증시 상승에 기여한 주요 변수중 한 가지가 미.중 무역분쟁 갈등 심화 국면에서 협상 국면으로 해빙 무드였던 만큼 다시 G2 간의 갈등이 격화된다면 위험자산 선호무드는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2월말 미.중 정상회담 무산을 무역협상 결렬로 예단하는 것은 아직 성급해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첨예하게 대립했던 광범위한 부문의 이슈들을 협상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수 있고, 단기간에 쉽게 결론을 내기보다는 예상보다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휴전 시한인 3월 초 이전에 긍정적인 협상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추가 관세 부과 시한이 연장되더라고 협상이 지속되는 경우라면 시장에는 긍정적 기대의 여지를 남겨 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미국은 경기 확장의 후반부로 들어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중국은 경기 경착륙 우려에 직면 중이라는 경기 여건을 고려하면 G2가 추가적인 관세 부과 등 지난해와 같은 강대강의 대립을 재개하기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정치적으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 상황을 맞고 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통상 마찰의 확대보다 성과물 수확과 봉합을 원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기대의 여지를 남겨두는 부분이다.

이밖에 비둘기로 변신 중인 연준과 맞물려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재정정책과 함께 통화정책을 동원해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최근 상황 등을 고려하면 유동성 모멘텀이라는 이번 반등의 주요 동력중 하나는 여전히 건재한 상황이다.

이같은 증시 주변여건들을 고려하면 주가지수의 상승탄력은 다소 둔화될 수 있겠지만, 종목별 수익률 게임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으로 기대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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