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과의 핵담판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번째 만남을 가진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쉽사리 결판나기 힘들어 좀 더 쉬워 보이는 북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미 의회에서는 벌써부터 회의론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중국이 빠질 수 없는 데다 북한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낮다. 미중 정상회담이 불발로 그치면서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짙어졌고 이로 인한 글로벌 경제 우려도 여전하다. 북핵 문제에서 성과를 내더라도 경제 불안에 가려질 수 있다. 

◇ 트럼프 흥행몰이..."북한 경제로켓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장소로 베트남 하노이를 확정하고 또 다시 흥행몰이에 나섰다. 트럼프는 "북한이 다른 종류의 로켓이 될 것이다. 바로 경제 로켓!"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김 위원장을 '꼬마 로켓맨'이라고 불렀던 것 과거를 상기하며 '경제로켓'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앞서 1차 북미정상회담 관련해서도 트럼프는 협상과 관련한 내용의 리얼리티쇼 예고처럼 전한 바 있고, 실제 싱가포르에서 첫 만남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평양에서 55시간 동안 협상을 벌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번 실무협상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고 "북한이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미 정치권 회의론...대북 신뢰도 낮아

하지만 미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비관적이다. 지난 몇달간 북미 핵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상원의원들이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낮은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10일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상원 외교위 소속 미트 롬니(유타) 의원은 "북한 정부는 지난 수년간 자신들의 약속이 신뢰할 수 없다는 걸 증명해 왔다"며 "희망은 높지만 특별한 기대는 없다"고 말했다. 롬니 의원은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약속을 보고 싶다"면서도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힐은 미 의회 내 기대감이 낮아진 이유로 1차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데다, 그 이후 수개월간 비핵화 정의를 비롯한 예비적인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 힘들어

이달 트럼프가 북핵에 집중하는 사이 미중 무역협상은 마감시한을 앞두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타결 시한을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은 11일부터 베이징에서 재개된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만남이 불발에 그치면서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 극적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이 더욱 확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협상 마감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은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세계 경제의 불안을 키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지적하며 각국 정부에 '경제적 스톰(폭풍)'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1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서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대표되는 무역 긴장에 대해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모르겠다"면서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것은 그것이 무역과 (경제) 심리, 시장에 이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