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들어서도 글로벌 증시 상승 기조 속에 위험자산 선호 무드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펀더멘탈과 주가 흐름이 서로 엇갈린 방향을 나타내고 있어 현재 증시 흐름은 과매도된 증시 되돌림의 연장 국면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그 배경에는 외국인 중심의 매수세 유입 및 글로벌 증시 유동성 개선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유럽, 중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확장기의 후반부에 장단기 국채 금리차가 역전되는데 과거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 시기 전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폭은 제한적이었다. 연준이 1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신중한 금리 인상과 자산축소 정책을 일찍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임을 시사한 점은 위험자산 선호를 지지한다는 뜻이다.

물론, 미국의 경기 침체가 임박한 상황이라면 긍정적인 의미는 퇴색하겠지만, 현재 미국 경기는 확장기의 후반부로 평가되고 있어 연준의 비둘기파적 스탠스로의 전환 모드와 현재 경기의 조합은 미국 증시와 글로벌 증시의 센티멘탈 개선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연준의 스탠스 전환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보류로 이어져 올해 상반기 중에는 ECB 역시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ECB는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지만,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및 최근 경기지표 부진 등으로 인해 자산매입 프로그램과 TLTRO(저금리 장기대출 프로그램) 재가동 가능성 등 완화적 통화정책 쪽으로 무게 중심의 이동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도 1월 들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0bp씩 100bp의 지준율을 인하한데 이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더불어 경제공작회의에서 시사했던 대규모 감세와 인프라투자 촉진책 등 재정정책까지 동원해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하순에는 대규모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자금을 기존보다 15bp낮은 3.15%로 공급해 실질적인 금리 인하에 돌입했다. 과거 지준율 인하 싸이클 이후 반등세로 전환했던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10월부터 두달째 반등으로 전환 중인 점은 중국 경기의 영향력이 큰 신흥국 아시아 증시에 대한 센티멘탈 개선 환경이다. 

매크로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경기 선행지수가 직전 저점 부근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째 반등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기대 요인이다. 

반면,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3월 고점을 형성한 이후 하락 중이고, 하락 기간이 아직 짧다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의 저점 형성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

또한 미국과 중국 및 신흥국 증시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이 아직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시장의 경기와 실적 펀더멘탈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이다.

향후 실적 전망치 컨센서스 방향성의 개선이 확인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여 당분간 이벤트를 통한 추가 상승 모멘텀 확보 여부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설 연휴기간 중 등장한 국내외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면, 우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의 장기화로 인해 늦춰졌던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연두교서가 발표된 점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지,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안 등 주요 이슈들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국정연설을 통해 이달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발표대로 2차 북미회담 일정이 진행된다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 이후 약 8개월 만에 회담이 재개되는 셈이다. 당시에는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의 공동성명이 발표됐지만,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구체화된 빅딜이 타결될지 여부가 관건인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년에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어 이번 회담의 성과가 한국과 미국 모두에게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또한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말 워싱턴에서 가진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에 이은 후속 협상이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 다음주 초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재무장관이 베이징으로 방문 예정이다. 아울러 2월 말에는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미.중 정상회담도 계획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연두교서에서 미.중 무역분쟁 해결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과 민주당과의 정치적 노이즈 지속 가능성 우려된다는 점은 남아 있는 리스크 요인이지만, 돌발 상황이 없다면 주요 이벤트들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는 당분간 증시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기대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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