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산은과 협의 중..31일 이사회서 논의 예정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가 성사되면 국내 조선업계는 기존 '빅3'에서 '빅2'로 재편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협의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상정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는 오랫동안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3사를 중심으로 한 빅3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공급과잉에 따른 글로벌 조선업계의 위기가 지속하자 일본 등 다른 나라 사례처럼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빅2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도 글로벌 조선 시장을 고려할 때 국내 조선업계가 빅2 체제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정 사장은 과거 열린 복수의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조선 시황과 중국과의 경쟁, 국내 산업 재편 등을 고려할 때 빅2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각에 앞서 대우조선을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만들어놓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도 일찌감치 대우조선의 인수합병을 검토해왔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대우조선의 채무 재조정 작업이 진행되던 2017년 4월 "대우조선이 구조조정을 통해 작지만 단단한 회사가 된다면 M&A를 통해 대우조선의 주인을 찾겠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을 인수할 주체가 사실상 현대중공업그룹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지리적으로 조선소가 인접한 삼성중공업이 인수 주체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선 부문을 키울 의지가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이 2017년에 이어 작년에도 흑자를 이어가며 어느 정도 경영 정상화를 이룬 점을 고려해 이 시점에 매각 절차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글로벌 조선업황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대우조선을 인수해야 하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부담이 줄어든 점도 매각 추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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