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리스크 확대..성장전망 하향 움직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제공: 연합뉴스

금융시장이 예상했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24일 오전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했다. 올해 들어 한은의 금리 메시지는 부쩍 매파색이 옅어졌다. 추가금리 인상에 관한 언급은 줄고 거시경제 안정에 신경 쓰는 모양새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만족스럽지 않은 성과를 냈다. 성장률은 한은 전망대로 2.7%에 달했지만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연초 3.0% 전망에서 상당히 내려왔다. 올해도 출발부터 수출이 감소하는 등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 세계경제 성장 눈높이도 낮아지는 추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상황이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당분간은 몸을 살짝 뒤로 빼고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측한다. 세계적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워낙 큰 탓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연 3.5%로 석 달 전보다 0.2%포인트 낮췄다.

결국 올해 성장률이 한은의 기존 전망치(2.7%)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목표(2%)에서 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수요 측면에서 상승 압력도 좀처럼 확대되지 않아서다.

한은을 압박하던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부담도 다소 완화됐다.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를 넘는 시점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경기침체 우려가 증폭되고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이달 초 급격히 태도를 바꿨다. 금융시장에선 연준도 1분기에는 일단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은이 당장 통화정책 방향을 틀어서 금리인하를 타진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다. 이주열 총재 역시 통화정책 메시지에서 금융안정과의 균형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미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고 장담할 수 없는데 한은이 먼저 금리인상을 접기는 어렵다. 미 월가에서는 1∼2회 인상 전망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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