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사흘 만에 반등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부결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양책 기대감과 넷플릭스 등 주요 기술주의 강세에 힘입어 증시는 올랐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5.75포인트(0.65%) 오른 24,065.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69포인트(1.07%)뛴 2,610.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7.92포인트(1.71%) 상승한 7,023.8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의 관심은 중국 경기 부양책과 주요 기업 실적, 영국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 등으로 쏠렸다.

영국 하원은 이날 브렉시트 합의안을 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했다. 합의안이 반대 432표 찬성 202표로 부결되면서 영국의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총리 불신임 투표부터 2차 국민투표, 노딜 브렉시트 혹은 브렉시트 취소 등 수 많은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하지만 이날 하원의 부결은 이미 예상된 결과인 만큼 시장의 반응은 차분했다.  파운드화도 일시적인 약세 이후 가파르게 반등하는 등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시장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더 주목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발개위)는 올해 첫 분기 경제가 "좋은 출발"을 하는데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올해 중국의 경제 둔화에 대응해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경기 부양을 시사하는 발언은 내놨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더욱 확고해진 점도 투자 심리를 끌어 올렸다.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히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현재 상황에서는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해 안도감을 제공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이날 미국 서비스 가격 인상 방침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점도 기술주 전반에 활력을 제공했다. 

하지만 기업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는 증시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델타항공 등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놨다.

JP모건은 순익이 큰 폭 늘었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쳤고, 매출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델타항공은 4분기 순익과 매출이 시장 기대를 충족했지만, 환율 역풍과 정부 부분폐쇄(셧다운) 여파로 1분기 실적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델타항공은 셧다운으로 이번 달 매출이 2천500만 달러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미국 최대 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하며 안도감을 제공했다.

독일 경제 지표가 부진했던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독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5%에 그쳤다. 2013년 이후 연간 기준 성장률이 가장 낮았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성장세가 모멘텀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소식이 나왔다. 척 그래슬리 미국 상원의원(공화당)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구조적인 문제 관련해서는 큰 진전이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공개했다. 해당 소식으로 주요 지수가 장중 일시적으로 가파르게 반락하기도 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넷플릭스 주가가 6.5% 급등했다. 아마존이 3.5%, 애플이 2% 오르는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JP모건 주가도 장 초반 하락세를 딛고 0.7% 올라 마감했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3.5% 올랐다.

업종별로는 커뮤니케이션이 1.74% 올랐고, 기술주는 1.48% 상승했다. 반면 재료 분야는 0.65% 내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노동부는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2%(계절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 0.1% 하락보다도 낙폭이 컸다. 물가가 안정적이란 점이 확인되면서, 통화긴축 우려가 경감됐다.

뉴욕 연은은 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의 11.5에서 3.9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망치 9.0보다 큰 폭 낮았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할 만한 경제 지표가 없다고 주장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약하다면서, 상당한 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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