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정국 안갯속...총리 불신임 투표부터 노딜, 2차 국민투표까지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부결했다. 반대표가 찬성표를 2배 웃돌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도 불가피해졌다. 브렉시트가 연기 혹은 아예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시켰다. 찬성표는 브렉시트 승인에 필요한 전체 의석수의 과반인 320표에 크게 못 미쳤다.  메이 총리는 투표 전 의원들에게 "합의안 부결은 영국을 불확실성과 분열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역사적인 투표에서 찬성해 줄 것을 호소했지만 이러한 노력도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메이 총리의 사력을 다한 호소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이제 영국 총리실은 앞서 하원에서 합의한 대로 3개회일 내 ‘플랜B’를 내놓아야 한다.  플랜B에는 추가적인 설득을 통한 합의안 재표결 추진, EU와의 합의안 재협상, 브렉시트 찬반에 대한 제2국민투표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많은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원에서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와 연립정부를 꾸려온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 야당인 노동당 등의 반대가 거셌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안이 부결됐지만 브렉시트는 예정대로 오는 3월29일 발효될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앞서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거부하면 영국은 미지의 영역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노동당은 15일 저녁이나 16일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지는 코빈 노동당 대표가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투표 준비를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코빈 대표는 이날 브렉시트 부결 결과가 나온 직후 메이 총리의 패배가 1920년대 이래 가장 큰 패배라고 평가했다. 또한 메이 총리의 정부에 재앙과도 같은 패배라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보수당 내 반 메이 총리 표를 흡수하면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메이 정부는 퇴진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된다.    영국이 총선을 치르게 되더라도 EU 27개국이 브렉시트 시행 연기를 승인해야 가능하다. 이는 오는 5월 EU의회 선거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6개월~1년의 기간이 소요되므로 당분간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메이 총리는 앞서 제2국민투표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분열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처음 투표에서 브렉시트에 찬성한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는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국민투표를 새로 할 만한 충분한 시간도 없다고 지적했다.      

표결 직전 메이 총리와 내각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논의했다. 노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EU에서 아무런 합의 없이 떨어져나오는 것을 뜻한다. 영란은행은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경우 영국에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불황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총생산(GDP)는 8% 줄고, 실업률은 7.5% 증가하며, 파운드화 가치는 25%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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