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브렉시트 연기 혹은 아예 포기할 수도"


영국 하원이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를 진행하는 가운데 영국이 브렉시트 계획을 연기하거나 아예 포기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가 진단했다. 하원이 이날 합의안을 부결할 가능성이 크면서 새로운 대안이 제시될 것으로 점쳐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15일 협상안 투표에서 패한다면 의회가 총리의 권력을 빼앗기 시작할 것"이라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최근 몇주간 더욱 줄었다"고 밝혔다. 

골드만은 "의회가 두 번째 국민투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조약)50조 연장이나 브렉시트를 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며 "더 나중에, 더 부드러운 브렉시트나 브렉시트가 전혀 없는 쪽으로 기본 가정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승인투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영국 하원의원 650명 중 하원의장 등 표결권이 없는 인원을 제외한 639명의 과반, 즉 320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노동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 민주연합당(DUP), 웨일스민족당, 녹색당 등 야당이 일제히 반대 의사를 밝힌 데다,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 역시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통과 가능성은 낮다.

합의안이 부결되면 메이 총리 정부는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됨과 아울러 3 개회일(sitting days) 이내에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를 연기하거나 제2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 제1야당인 노동당의 조기총선 추진,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당시 전체 유권자 4650만 명 중 72.2%가 참가해 51.9%가 'EU 탈퇴'에, 48.1%가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영국과 EU는 공식 통보일로부터 2년간 탈퇴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만약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통보일로부터 2년 후인 2019년 3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영국과 EU는 지난 2016년 6월 23일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약 2년 5개월(29개월), 양측이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한 지 약 1년 5개월(17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협상을 마무리했다. 구체적으로 양측은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585쪽 분량의 EU 탈퇴협정에 합의한 데 이어, 자유무역지대 구축 등 미래관계 협상의 골자를 담은 26쪽 분량의 '미래관계 정치선언'에도 합의했다.

합의안은 영국과 EU 양측 의회에서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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