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모든 공과금 납부 전자결제로 대체..줄줄 새는 세수와 회계 투명성 확보

베트남은 현금사용으로 소득이 제대로 신고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결제를 활성화하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베트남이 모바일 결제가 일상화된 중국 사례를 통해 국내 전자 결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모든 공과금 납부시 전자 결제 수단 이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효시켰다. 현금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다. 현금사용에 따른 신고누락으로 줄줄이 새는 세수 확보와 비자금 조성방지 등 회계 투명성을 위함이다.

정부는 전국의 은행, 전력회사, 학교, 우체국 등에 2019년 말까지 공과금 전자 납부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지시했다. 전자결제 수단 중에서도 특히 모바일 시스템을 우선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중국에서는 스마트폰이나 QR 코드로 제품 구매 대금을 결제하는 상황이 매우 일반적이다.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전자 결제 앱은 Tencent가 운영하는 Alipay와 WeChat Pay다. 

2004년 알리바바가 출시한 온라인 결제시스템 Alipay는 중국 내에 8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스마트폰에 알리페이 앱을 설치한 후,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결제한다. 알리페이로는 물건 구매뿐만 아니라 송금, 기차표 구매, 핸드폰 충전도 가능하다.

모바일 결제 사용이 대중화돼 있어 일부 상점들은 현금 거래를 완전히 중단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중 98%는 모바일 결제를 사용한다.

전자 결제가 일반화되면서 중국내 위조지폐 유통으로 인한 피해가 대폭 줄었다. 현금을 저장하고 입금하는 번거로움과 관련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현금을 사용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각종 거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전자 지불 수단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전혀 다른 계층으로 나뉘고 차별도 발생하게 됐다. 

중국에서도 전자 지불 수단 사용에 미숙한 노인, 낙후된 지방 주민 등이 상대적으로 차별받는 사회 계층이 됐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자국내 인터넷 이용자가 약 7억7200만명으로 인구의 56%에 해당한다고 추정했다. 나머지 44%에 해당하는 인구는 스마트폰은커녕 인터넷에 접속조차 하지 못하는 환경에 있는 경우가 많다.

현금 거래를 하지 않는 기업이나 상점들은 전자 결제 수단을 사용하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많은 항의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가 지난 2015년 개장한 ‘헤마(Hema) 슈퍼마켓’ 에서는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보고 고르지만, 알리페이나 매장내 자동 카운터로만 구매 대금을 결제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계산원을 고용하지 않아 운영비를 절약할 수 있지만 현금 결제를 거부당한 소매 업체들은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결국 중국 정부가 중재에 나섰고, 알리바바는 헤마 슈퍼마켓 매장에서 현금 결제가 가능하도록 계산원을 고용했다. 

지난해 7월 12일 중국 인민 은행(PBOC)은, 현금 거래를 거부하는 소매 업체들을 엄단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5개월 동안 이를 위반한 기업이 602개나 적발됐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도 한 번 전자 결제 시대로 바뀐 흐름을 뒤집거나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재래시장에서도 QR코드 결제가 가능하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단기간 중국을 여행하는 관광객의 경우 중국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없어 모바일 결제를 사용하기도 어렵다. 메시징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중국에서 등록한 휴대폰 번호가 있어야 한다. 관광객들이 신용 한도를 145 달러로 늘리려면 여권 번호를 포함한 개인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해야 한다.

베트남이 향후 모바일 결제 시스템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면, 도농간, 세대간 온라인 사용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한 베트남을 방문한 외국인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유연성 있게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운영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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