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5거래일 연속 올랐다. 기업 실적 둔화와 미국 정부의 셧다운(부분폐쇄) 장기화 우려에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발언이 강하게 증시를 떠 받쳤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2.80포인트(0.51%) 상승한 24,001.9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68포인트(0.45%)오른 2,596.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99포인트(0.42%) 상승한 6,986.0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요 지수는 장 초반 하락세로 출발했다. 메이시스와 콜스 등 미국 주요 유통기업들이 줄줄이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하향 조정하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미국의 대표 백화점 메이시스는 지난해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0.3%~0.7%에서 보합(0%)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른 백화점 체인콜스도 지난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항공사인 아메리카 에어라인도 4분기 매출 증가율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기업들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중국 물가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중국의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기대보다 낮았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 정부의 셧다운 관련 긴장도 팽팽하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과 국경장벽 관련 예산을 합의하지 못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란 위협을 재차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예산에 대한 민주당의 비협조를 이유로 들며 오는 22일 예정된 다보스 포럼 참석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시간이 남은 다보스 포럼 참석도 취소하는 등 강수를 두면서 시장의 불안이 다소 커졌다.

하지만 장중 차츰 낙폭을 줄인 이후 파월 의장의 이코노믹 클럽 강연 이후에는 상승세로 반전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경제 상황을) 기다리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올해 통화정책을 경제 지표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할 것이란 방침을 재확인했다. 

전일 차관급 실무회담이 종료된 가운데, 미·중 간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도 지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과 관련 "우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서 낙관적 발언을 이어갔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양국이 '구조적 문제'에 관련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달 말 고위급 회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양측이 구체적인 회담 결과를 내놓지 않은 데 대한 실망도 일부에서 제기됐다. 또 기술 이전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합의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회의론도 꾸준히 나온다.

이날 종목별로는 메이시스 주가가 17.7% 폭락했고, 콜스 주가도 4.8% 내렸다. 업종별로는 임의 소비재가 0.23%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 업종이 올랐다. 산업주는 1.44% 올랐고, 재료 분야도 0.87%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에서 1만7000 명 줄어든 21만6000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집계한 예상치는 23만 명이었다. 노동부는 다만 4760명의 연방 직원들이 처음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했다면서, 셧다운이 길어지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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