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을 각각 대표하는 전자업체 애플과 화웨이. 이들 회사가 요즘 좀 어렵다. 아이폰을 앞세워 세계 스마트 기기 시장을 석권하던 애플은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으며,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욱일승천하던 화웨이는 보안 문제 등으로 국제 사회의 배척을 받고 있다.

실상은 어떨까. 우선 애플을 살펴보자. 애플의 2018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한 629억달러(약 70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61%를 외국에서 벌었다. 독자적인 앱(응용 프로그램) 장터인 앱스토어 등을 통한 서비스 매출만도 100억달러였다.

다만 놀라운 실적에도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불과 석 달 전 주당 230달러가 넘던 주가가 현재 150달러대로 추락했다. 1조1000억달러가 넘던 시가총액도 7400억달러로 급감하며 세계 시총 1위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겨줬다.

애플의 주가 급락은 실적 부진 우려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아이폰 등 주력 제품의 판매가 부진해지고,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에서 대부분 제품을 생산하는 애플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애플은 현금성 자산만 259억달러(29조원)를 쌓아놓은 기업이다. 고정자산을 합한 회사의 전체 자산은 5000억달러(556조원)에 이른다.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규모다. 총 직원이 10만명인 회사가 가진 자산이 5000만 인구가 만들어내는 경제 규모의 30%를 넘는다는 얘기다. 부자가 망해도 3대를 간다는데, 이 정도면 100대는 무사할 수준이다.

미국은 물론 호주, 일본, 유럽 등으로부터 줄줄이 배척당하고 있는 화웨이는 어떤가. 화웨이는 이미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뛰어올랐다. 단순히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만 강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3분기 4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넘어 12%를 기록했다. 화웨이뿐 아니라 비보(5%), 오포(5%), 샤오미(3%) 등도 약진하며 중국 스마트폰이 고가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판매 증가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화웨이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1085억달러(약 121조원)라고 발표했다. 사상 최대치다. 통신시장에서도 올해 5G 기지 1만 곳을 세웠다.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둘러싼 각축전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견제에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수치로만 보면 애플과 화웨이는 앞으로 수십 년간은 망할 가능성이 제로(0%)에 가깝다. 부침은 있겠지만,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는 얘기다. 혹시나 애플이나 화웨이 사업에 대해 우려한다면, 바보 같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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